<타이거 팩토리> The Tiger Factory
우밍진/말레이시아, 일본/2010년/84분/아시아영화의 창
사내아이는 400달러다. 여자아이는 그보다 많은 2500달러에 거래된다. <타이거 팩토리>는 아기를 팔고 사는 거래에서 ‘공장’으로 취급받는 19살 소녀의 삶을 그린 영화다. 일본으로 가기 위해 돈이 필요한 소녀 핑은 식당과 돼지 사육장을 오가며 일을 하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핑은 이모의 ‘베이비 팩토리’ 사업에 동참한다. 인도네시아 이주민 남자들과 관계를 맺고 아이를 낳아 주는 일이다. 이모는 아기를 구매하려는 사람에게 말한다. “저 애는 정말 예쁘죠? 그러니 아이는 얼마나 예쁘겠어요?” 이건 실화다. <코끼리와 바다> <물을 찾는 불 위의 여자>를 통해 세계적인 신성으로 등극한 우밍진 감독은 신문에서 미얀마와 인도네시아 이주민을 이용해 아기를 거래한다는 기사를 발견했다. 그는 소재가 가진 현실고발적인 흥미에서 벗어나 끔찍한 삶을 관통하는 소녀의 심상에 주목한다. 아기를 낳고 배가 꺼진 채 외롭게 누워 있는 핑의 망연자실한 표정, 오로지 임신을 위해 관계를 가진 남자에게라도 위안을 찾으려는 안간힘은 눈길을 사로잡는 순간들이다. 윤리적 판단을 떠난 소녀의 절실함은 <타이거 팩토리>가 관객에게 들이미는 양날의 칼이다. 어떤 기준으로 보든 아프지 않을 도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