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이 사람] 감정이 드러나는 영화 만들고 싶어요
2011-07-04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미쟝센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수상작 <약속>의 양현아 감독

제10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 수상작은 <약속>이다. 양현아 감독의 수상 소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그녀에게서 한번 더 그 수상 소감을 들었다. “수상자들에게는 보통 하루 전에 연락이 오지 않나. 그런데 어제까지도 연락이 없더라. 내가 이용하는 인터넷 타로 카페가 있는데 거기서 매일 타로점을 알려준다. 그런데 오늘의 내 카드 내용이 이런 거였다. ‘당신이 지금 하는 일만 있는 게 아니다, 다른 일로 눈을 돌려라!’ (웃음)” 영광의 수상자에게 그런 말을 했으니, 오늘의 타로점이 보기 좋게 틀린 셈이다. “다행이다. 다른 일에 눈 돌리지 않고 이 일을 계속해도 될 것 같다. (웃음)”라고 양현아 감독은 쾌활하게 말했다. 양 감독은 2003년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다니다가 1학기 만에 자퇴한 뒤, 영상원에 재입학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요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비싼 등록금이었다. 영상원 영화과에 입학한 뒤 재학 시절 만든 영화들은 영화제 등에서 별 반응을 얻지 못했지만, 졸업영화인 <약속>이 마침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약속>은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남편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아내가 그와의 마지막 3일을 보내는 이야기다. 1983년생이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떠올렸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예상외다. “그런 이야기를 종종 듣기는 하는데, 사실 내가 동갑들하고 놀기보다 언니 오빠들하고 많이 놀았다. 심지어 엄마 친구들 술자리 쫓아다니는 걸 좋아했을 정도니까. 그리고 작은아버지가 실제로 영화의 주인공과 같은 상태로 병상에 있다가 돌아가신 경험도 있었고.” 앞으로의 계획을 물으니 난감해하면서도 밝은 목소리로 말한다. “가장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당분간 영화로 돈은 못 벌 거라고 예상은 하고 있다. (웃음) 최종목적은 당연히 입봉해서 내 영화를 만드는 거다. 그전에 상업영화 현장을 좀더 알고 싶다. 무엇보다 감정이 잘 드러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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