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나쁜 남자 마초의 매력
2011-08-10
글 : 김종철 (익스트림무비 편집장)
나는 마블이 좋다
<퍼니셔>

대중문화에선 ‘나쁜 남자’가 대세다. 지나치게 착하고 반듯하게 굴며 정석대로 살아가면 따분하고 재미없는 남자가 된다. 그래서 적당한 똘기와 어두운 마음도 있고, 종종 버럭 소리를 지르며 분노도 해줘야 인간답다는 평을 듣는다. 사실 ‘성질 더럽다’는 표현이 정확한데, 요즘은 이걸 쿨하다고 표현한다. 마블 히어로들은 이런 쿨한 성품의 주인공들이 많다. 그래서 나는 마블 히어로에게 아주 많이 끌린다. 남자를 강조한 것은 마블 캐릭터의 매력을 얘기하면서, 마초성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마블 히어로에 매료되는 이유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감당하기 힘든 ‘반골’ 기질과 선천적, 후천적 영향에 의해 사회부적응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안티 히어로가 대세인 요즘 트렌드에도 잘 부합한다. 하나하나 설명할 것도 없이 엑스맨의 수많은 돌연변이 잡종 히어로들이 가진 슬픈 과거사를 대하면 이해가 빠르다. 흥미로운 것은 정서적으로 큰 문제를 가진 이들이 주목을 받고 인기를 누리는 아이러니다. 뭐니뭐니해도 마블 히어로들이 가지고 있는 ‘분노’의 감정이야말로 치명적 매력이다. 대표적인 히어로는 ‘헐크’다. 녹색괴물 ‘헐크’는 분노의 감정을 힘의 원천으로 삼는다. 격투 능력이 떨어지는 브루스 배너를 두들겨패면 감정 조절 불능의 헐크로 변신한다. 분노는 이성을 집어삼키고 본능을 앞세운다. 이때 느끼는 카타르시스는 DC 히어로들에게서 맛보기 힘든 쾌락이다. 가족의 복수를 위해 인간의 감정을 버린 ‘퍼니셔’는 또 어떤가. 퍼니셔의 무자비한 폭력 행사는 선과 악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특별한 경우다. 내면에 쌓인 분노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한계지점까지 끌어올린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히어로 스파이더맨의 찌질한 삶은 가슴을 때린다. 마블 히어로는 제각각 마성을 가지고 있다. 외모 콤플렉스나 정신적인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쉽게 고뇌에 빠지고, 분노에 제어력을 상실한다. 초인적 능력을 가진 그들의 인간적인 약점이야말로 마블 히어로에게 빠져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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