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소식]
촬영전에 모두 함께 보드카를
2011-10-08
글 : 김도훈
사진 : 최혁
<한밤 중에> 안 에몽 감독

<한밤 중에>는 플래시 포워드 부문에서 가장 독특한 영화다. 카메라가 잡아채는 건 오로지 클럽에서 만나 하룻밤 정사를 나누는 남녀뿐이다. 그들은 끝없는 대사를 통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사랑의 상념들을 관객에게 들려준다. 꽤나 프랑스적인 이야기처럼 들린다고? <한밤 중에>의 감독 안 에몽은 캐나다의 프랑스 문화권인 퀘벡주 출신이다. 그녀는 부산의 첫 인상에 대해서 “소피아 코플라의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라고 말한다. “호텔방에서 보이는 도시에 영감을 받아 지금 뭔가를 쓰고 있는 중이다.(웃음)”

-하룻밤의 사랑에 대한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는.
=내 세대의 사랑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사실 이건 리얼한 사랑 이야기는 아니다. 친구들과 나눈 대화들로부터 받은 영향이 있지만 진짜 그들의 생활을 담은 것도 아니다. 우리 세대가 지닌 사랑의 감정을 이야기해보려는 영화다.

-단 두 명의 배우가 끌고 나가는 영화다. 캐스팅이 대단히 중요했을텐데.
=캐스팅이야말로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주연배우인 카트린 드 린은 퀘벡 지역에서 유명한 여배우고, 오디션에서도 완벽했다. 남자주연인 디미트리 스토로지는 제작자가 우연히 프랑스의 영화제에 갔다가 길거리에서 캐스팅했다. 그를 보자마자 너무 역할에 어울릴 것 같아서 연기해 볼 생각 없느냐고 물어봤는데 실제 배우였다.(웃음)

-두 배우의 대사가 정말 많은데, 즉흥연기가 많이 담겨있는 건가.
=모든 대사는 대본에 쓰여 있는 그대로다. 배우들에게 모든 대사들을 노랫말처럼 외울 수 있도록 요구했다. 배우들의 행동과 동선을 지휘하는 안무가도 현장에 있었다. 첫날 바로 영화 속 정사장면을 찍어야했는데... 촬영 전에 모두 보드카를 마셨다.(웃음) 홍상수 감독도 그런다고? 홍상수 영화를 정말 좋아한다.(웃음)

-퀘벡 감독으로 한국에 알려진 사람은 자비에 둘랑 정도다. 지금 퀘벡의 영화계는 어떤가.
=캐나다 다른 지역보다 훨씬 강력한 영화산업을 갖고 있다. 퀘벡만의 고유한 스타 시스템도 존재한다. 게다가 5년 전 부터 자비에 둘랑 등 좋은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이 등장하고 있다. 지금 퀘벡 영화감독들은 희망적인 시기를 통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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