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DVD] 고전 스타일의 호러를 찾는다면
2012-02-10
글 : 김종철 (익스트림무비 편집장)

인시디어스 Insidious(2010)

감독 제임스 완
상영시간 103분
화면포맷 2.40:1 아나모픽 음성포맷 DD 5.1
자막 영어 자막
출시사 필름 디스트릭트
화질 ★★★★☆ / 음질 ★★★★ / 부록 ★★☆

옛날 옛적 호러영화들은 차분하되 호흡이 느리며 심리적 공포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걸 선호했다. 반면 최근 호러영화의 경향은 자극적이고 요란하며 쇼크 위주의 빠른 스피드를 추구한다. 어느 쪽이 더 좋을까? 양쪽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역대 호러영화 베스트에 속하는 걸작들은 대부분 고전들의 몫이다. 이들 영화는 수십년이 흘러도 그 명성이 좀처럼 깨지지 않는다. 호러 장르가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무시무시한 공포는 촐싹대지 않는 진중함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엑소시스트>나 <샤이닝> 같은 영화들이 대표적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공포를 잃어버리지 않는 이런 영화는 흉내를 낸다고 따라잡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닌 관계로 많은 호러 감독들을 좌절케 한다.

<쏘우>를 통해 백만장자가 된 제임스 완과 리 와넬은 의기투합해 고전 호러의 영역에 도전한다. <인시디어스>는 흔해빠진 귀신들린 집 이야기다. 장르 팬들에겐 친숙한 소재다. 좋은 영화도 많은 반면에 졸작이 넘쳐나는, 결코 다루기 쉽지 않은 소재다. 21세기 호러 스타들이 만든 귀신 들린 집의 이야기는 어떤 모습일까? 새로운 집으로 이사 온 조쉬 부부와 세 자녀는 이상한 일을 경험한다. 여덟살이 된 달튼이 다락방에 올라가서 뭔가를 보고 놀란다. 다음날이 되자 아이는 원인 모를 코마상태로 빠져든다. 그 뒤 집 안에선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화가 난 남자의 목소리는 스피커를 통해서만 들려오고, 눈엔 보이진 않는다. 조쉬 부부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지자 점점 신경질적으로 변해간다. 결국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지만 이들 가족에겐 불행이 끊이지 않는다.

<인시디어스>의 시작은 은근히 무섭다. 최근 남용되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스타일을 접목해 생생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하이앵글 위주의 촬영과 배우를 쫓아다니며 들고 찍는 방식은 대단히 인상적이며, 효과도 좋다. 마치 관객이 배우 가까이서 지켜보는 것처럼 정신없이 빨려들어간다. 공포는 아주 천천히 조금씩 쌓여가고, 사소한 것에도 신경이 곤두설 정도로 성공적인 귀신 들린 집으로 만들어진다. <인시디어스>는 피를 뿌리거나 과도한 신체훼손이 없다. 공포는 적절한 조명과 효과음에 의해 집 곳곳에서 꿈틀거린다. 어디까지 보여주고 끊어야 할지 타이밍도 끝내준다. 제임스 완은 보이지 않는 존재를 영리하게 다루었다. 이야기는 새로울 것이 없지만 분위기 묘사는 뛰어나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존재가 실체를 드러내면서부터 영화는 금이 간 벽처럼 맥없이 무너져내린다. 으스스한 긴장과 공포가 사라지니 겁먹을 필요가 없고, 이야기가 재미없으니 집중력도 흩어진다. 압권은 붉은 얼굴의 귀신이다. 보이지 않을 땐 무시무시한 존재였는데, 모습을 드러내니 아무런 존재감이 없다.

많은 호러영화들이 <인시디어스>의 전철을 밞았다. 전반부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고, 중반은 나른해지며, 후반은 형편없다. <인시디어스>는 여러 명의 감독이 파트를 나눠 찍은 것처럼 완성도의 기복이 심하다. 후반은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한다. <인시디어스>는 상업적으론 성공했으나, 영화적으론 절반의 성공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제임스 완의 도전은 의미있다. 그는 스크린을 피로 물들이지 않고도 심장이 쪼그라드는 긴장과 공포를 선사했다. 이것만으로도 <인시디어스>는 볼 만하다. 제임스 완은 아직 노련한 장르 작가가 되기엔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찬사를 받아 마땅한 <인시디어스>의 전반부를 보면 기대주임엔 틀림없다. 고전적 스타일의 호러영화를 찾는다면 관심을 가져도 좋은 영화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