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시리즈를 무난하게 이어주는 이야기 <밀레니엄: 제2부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2012-03-21
글 : 윤혜지

<밀레니엄: 제2부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에서는 인신매매조직과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성매매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취재한 젊은 프리랜서 기자 더그와 범죄학자 미아가 잡지 <밀레니엄>에 합류한다. 기사가 완성되기 직전 최종 자료 조사를 하던 중 더그와 미아가 살해당하고 유력한 용의자로 리스베트 살란데르(노미 라파스)가 지목된다. 더군다나 리스베트의 보호감찰을 담당하던 비우르만 변호사 역시 같은 방식으로 살해당해 리스베트는 궁지에 몰린다.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미카엘 뉘키비스트)는 사건의 배후에 잘라쉥코가 있음을 알게 되고, 리스베트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잘라쉥코를 찾아다닌다. 미카엘은 잘라쉥코의 정체를 파헤치면서 리스베트의 복잡한 전사(前事)를 알게 되고, 리스베트 역시 자신을 위기에 빠뜨린 잘라쉥코의 뒤를 추적해 나간다.

밀레니엄 시리즈의 두 번째 장 역시 스티그 라르손의 원작 내용을 옮겨내는 데에 충실하다. 곁가지처럼 뻗은 사소한 사건들은 전부 들어내고, 줄기 하나만을 통째로 영화화했다. 간략하게 편집된 스토리의 매끄러운 전개를 위해 원작과 달라진 점이 있긴 하지만, 원작을 읽은 관객에게도, 원작을 읽지 않은 관객에게도 그다지 문제되지 않을 정도의 각색이다. 1부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겨울 풍경은 볼 수 없지만 리스베트의 어두운 과거가 드러나는 2부 또한 붕 뜨는 부분 없이 침울하고 진지한 분위기로 흘러간다. 2부는 1부와 3부를 잇는 중간다리 역할에 충실하다. 달리 말하자면 한편의 완성된 작품이기보다 시리즈를 무난하게 이어가는 쪽으로 방점이 찍혔다는 뜻이다. 속시원하게 해결된 것이 없으니 무겁고 찜찜한 마음으로 3부를 기다리는 시간은 다소 괴로울 성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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