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유머는 불발되고 드라마엔 긴장감이 떨어진다 <배틀쉽>
2012-04-11
글 : 이주현

지구와 기후가 비슷하다고 추정되는 행성에 지구는 지속적으로 신호를 보낸다. 외계와의 교신 시도, 비콘 프로젝트다. 몇년 뒤 그 신호의 응답으로 외계 물체가 대형을 이뤄 지구로 돌진해온다. 한편, 알렉스 하퍼(테일러 키치)는 형 스톤 하퍼(알렉산더 스카스가드)를 따라 미 해군에 입대한다. 그리고 미국, 일본 등 다국적 해군이 참여한 림팩 해상 훈련이 시작된다. 훈련 첫날 해군은 태평양으로 향하고 해상에서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괴물체와 맞닥뜨린다. 알렉스는 수색팀 일원으로 괴물체에 접근하는데, 물체에 손을 대는 순간 바다 한가운데 거대한 장벽이 구축된다. 고립된 다국적 해군은 괴물체에 포격을 가하지만 외계 생명체가 타고 있는 괴물체는 가공할 위력으로 공격을 되받아친다.

외계 생명체와의 전투를 다룬 영화는 이전에도 있었다. <배틀쉽>의 차별점은 전투가 바다 위에서 벌어진다는 점이다. 우선 각종 구축함과 전함을 비롯한 외계 함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외계 함대는 소금쟁이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했는데, <트랜스포머>의 변신로봇이 연상된다.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미 해군의 전함 미주리호의 위용은 상당하다. 현재 하와이 진주만 군사공원에 전시되어 있는 미주리호는 2차대전에 참전한 역사를 지닌 전함이다. 그 미주리호가 <배틀쉽> 촬영을 위해 다시 바다로 나간 것이다. 퇴역 해군들의 힘을 빌려 미주리호에 탑승한 연합군이 외계 생명체와 싸우는 후반 전투 신은 비장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하지만 곳곳에 배치한 유머는 이런 비장함과 섞이지 못하고 불발된다.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뻔한 전투에서 극적으로 승리하는 드라마엔 긴장감이 떨어진다. 테일러 키치, 리한나 등 신인배우의 발견은 나름의 성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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