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who are you] 설현
2015-01-27
글 : 윤혜지
사진 : 최성열
<강남 1970>

영화
2014
<강남 1970>

드라마
2013
<못난이 주의보> 2012 <내 딸 서영이>

“나 같은 애 처음 봤대 본 순간 느낌 왔대~ 수많은 사람 그 속에서도 유별나게도 난 빛이 났대~.” 설현이 소속돼 있는 걸그룹 AOA의 싱글곡 <사뿐사뿐>의 도입부다. 유하 감독 눈에도 설현은 유별나게 빛이 났던 모양이다. “오디션장 문 열고 들어올 때부터 선혜 같다고 하셨다더라고요.” <강남 1970>에서 설현이 연기한 ‘선혜’는 건달 생활을 청산한 강길수(정진영)의 금지옥엽 딸이자 김종대(이민호)의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여동생이다. 선혜는 저마다의 욕망으로 펄펄 끓는 용광로 같은 <강남 1970>에서 유일하게 관객의 숨을 터주는 청량한 인물이다. 자연스럽고 깨끗한 외모와 신인다운 풋풋함을 지닌 설현은 선혜 캐릭터에도 적역이었다.

여배우가 드문 촬영장에서 실제로도 현장 막둥이였으니 얼마나 귀염받았을지 보지 않아도 눈에 선하다. 촬영장의 비타민 같은 존재랄까. “영화 촬영장은 처음이라 선배님들 앞에서 실수할까봐 긴장을 많이 했는데 ‘아버지’랑 ‘오빠’가 많이 예뻐해주셨어요. 굳어 있으니 장난도 걸어주시고, 말도 한마디씩 붙여주시면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셨어요. 긴장하면 실력이 발휘되지 않는다고, 연기에 정답은 없다고 편하게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유하 감독, 배우 정진영 외에 설현에겐 또 한명의 ‘아버지’가 있었다. 김대성 촬영감독이다. “특히 촬영감독님이 가르쳐주신 게 무척 많아요. 영화 촬영은 처음인데 카메라 안에서 제가 얼마나 어색해 보였겠어요. 프레임 안에서 어떻게, 얼마나 움직여야 하는지 알려주셨어요. 막상 연기할 땐 가만히 지켜봐주시다가 촬영 마치고 나면 앞으로 이렇게 저렇게 해보면 더 좋아질 거라고 늘 조언해주셨어요. 그 조언들을 마음에 꼭꼭 새기고 촬영했어요.”

기실 1995년생인 설현에게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강남 1970>은 사극이나 다름없었다. “영화 시나리오는 처음 읽어보는 거였는데 받고서도 많이 당황했어요. 배경이 1970년대라 모르는 단어도 많고 시대배경도 익숙지 않았거든요. 사전 찾아가면서, 어른들께 물어보면서 한장 한장 넘겨갔어요. (웃음)” 가장 어려웠던 건 “70년대를 사는 여학생의 마음”이었다. “저는 부모님과 친구처럼 지내거든요. 그런데 그땐 안 그랬다는 거예요. 고민이 있어도 아버지께 털어놓지 못하고, 생활도 결혼도 아버지가 하라는 대로 따르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선혜의 마음은 어땠을까, 감독님께 이해가 안 가는 마음을 여쭤보기도 하면서 선혜가 되어보려고 했어요.”

<강남 1970>의 첫 언론 시사날, 설현도 이날 영화를 처음 봤다. 예쁜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스크린에서 자기 얼굴 찾느라 영화보는 데 집중하지 못했다고 할 땐 영락없는 어린 소녀 같았다. “내 얼굴 어떻게 나오나 보고, 안 나올 땐 시나리오 떠올려가면서 언제 나오나 기다렸어요. (웃음)” 첫 영화라 촬영 때가 전부 기억난다며 “딱 보면 감독님이 어느 테이크를 쓰셨는지 다 알 수 있다”라고 말할 땐 제법 배우 티도 난다. 스튜디오로 자신을 데려온 소속사 관계자에게 틈나는 대로 다음 작품은 또 언제 하냐고 묻는 모양을 보니 연기에 대한 열정도 애정도 선배배우들 못지않다. 이제 막 데뷔한 “신인배우 김설현”의 새해 계획을 물었다. ‘설현아리’답게 역시나 천사 같은 미소로 화답한다(AOA는 ‘Ace Of Angels’라는 뜻이고, 천사 컨셉으로 데뷔했다. 당시 설현의 천사명이 설현아리다.-편집자). “세 가지 있어요. 불평불만 줄이기,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더 바빠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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