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실화의 힘을 극대화한 산악영화 <히말라야>
2015-12-16
글 : 이주현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6좌 완등 기록을 보유한 산악인 엄홍길. <히말라야>는 산악인 엄홍길의 이야기를 극화한 실화영화다. 영화는 엄홍길 대장의 산악 히스토리 중에서, 2005년 후배 박무택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휴먼 원정대를 꾸려 에베레스트 등반에 나섰던 일화에 주목한다. 대명대 산악부 출신 박무택(정우)과 박정복(김인권)은 엄홍길(황정민)의 칸첸중가 등정팀에 막내 대원으로 합류하면서 산사나이의 길을 걷게 된다. 악천후와 고산병과 싸워가며 칸첸중가 정상에 오른 엄홍길과 박무택은 이후 K2, 시샤팡마, 에베레스트까지 함께 등반하며 진한 동료애를 나눈다. 시간이 흐르면서 박무택은 엄홍길을 닮은 젊은 산악인으로 성장하고, 2004년 팀원들을 이끌고 대장으로서 에베레스트에 오른다. 그리고 하산 도중 목숨을 잃는다. 비보를 들은 엄홍길은 에베레스트 데스존 어딘가에 묻혀 있을 박무택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휴먼 원정대를 꾸려 에베레스트로 향한다.

<히말라야>는 예상 가능한 결말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이야기라는 한계를 안고 있는 영화다. 그것은 실화영화의 운명이기도 한데, <히말라야>는 오히려 실존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실화의 힘을 극대화하려 한다. 산악영화로서 <히말라야>가 특별한 것은 배반과 의심, 회의 같은 부정적 감정을 거의 배제한 채 희생과 의리를 동력 삼아 구조/구원의 이야기를 밀어붙인다는 점이다. 실제 엄홍길의 모습을 그대로 모사한 듯 사실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황정민과 경상도 사나이를 연기할 때 특히 빛나는 정우의 화학작용이 <히말라야>를 뜨겁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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