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이것은 오늘날의 문제이자 과거부터 쌓여온 결과 <스노든>
2017-02-08
글 : 김소희 (영화평론가)

다큐멘터리 감독 로라 포이트라스와 <가디언> 칼럼니스트 그렌 그린왈드가 2013년 홍콩의 한 호텔에서 에드워드 스노든을 만난다. 전직 CIA 요원이자 미 국가안보국(NSA) 계약직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은 국가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정보 수집을 실행해왔음을 폭로한다. 그의 이야기는 다큐멘터리 <시티즌 포>(2015)로 제작돼 세상에 공개된다. <스노든>은 이미 다큐멘터리를 접한 이들에게는 익숙할 호텔 접선 장면에서 출발한다. 에드워드(조셉 고든 래빗)의 호텔 방에서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되고 그렌(재커리 퀸토)이 처음부터 본론으로 직행하려 하자 로라(멜리사 레오)가 조용히 물리친다. “자기소개부터 시작해볼까요?” 에드워드가 차분히 자기소개를 시작하면 화면은 과거로 향하기 시작한다. 2004년 조지아 포트 베닝에서 보병 훈련을 받던 그는 예기치 않은 사고로 의가사 제대를 하면서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생각하기 시작한다.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전개되는데, 과거는 현재와 먼 과거에서 점점 오늘날로 다가온다. 이것이 오늘날의 문제이자 과거부터 차곡차곡 쌓여온 결과라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서사는 에드워드가 CIA와 NSA에서 어떤 일을 해왔고, 어떻게 변화했는가를 드러내는 동시에 여자친구 린지(셰일린 우들리)와의 사적 관계를 다른 한축으로 드러낸다. 사진작가인 린지는 자신이 공개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자신이 찍는 사진이나 영상을 볼 수 없다고 믿는다. 그녀는 카메라에 익숙한 다수의 인터넷 사용자들의 사고방식을 잘 보여준다. 그녀는 에드워드가 정부의 무차별적인 감찰에 경각심을 느끼는 계기가 된다.

영화의 가장 큰 힘은 외모뿐만 아니라 목소리와 느낌까지 실존 인물을 그대로 구현해낸 조셉 고든 래빗의 연기다. 그의 매력은 이 영화를 마치 각성한 천재의 심리 드라마처럼 느껴지게 한다. 그러나 아무래도 올리버 스톤 감독은 사회고발쪽에 좀더 무게를 둔다. 존 F. 케네디 암살사건을 다룬 <JFK>(1991),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다룬 <닉슨>(1995) 등에서 보여준 현실의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데 대한 그의 관심이 여전함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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