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영국영화협회 사우스뱅크 센터가 마련한 ‘7월의 특별프로그램’의 프로그래머가 됐다. 그가 자신의 신작 <덩케르크> 연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영화로 꼽은 작품들은 오는 7월 1일부터 한달간 런던 사우스뱅크 내 상영관에서 공개된다. 특히 개봉을 일주일 앞둔 7월 13일에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직접 등장해 자신의 영화를 소개하는 시사회 행사도 예정돼 있다.
<덩케르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서 독일 기갑부대에 맞서 33만여명의 영국군과 프랑스군을 구출해 영국으로 철수시킨 다이너모 작전에 대한 이야기로, 놀란 감독이 처음으로 연출하는 전쟁영화다. 놀란의 첫 전쟁영화에 영감을 준 작품들에는 의외로 전쟁을 소재로 한 작품이 드물다. 그는 앙리 조르주 클루조의 1953년작 <공포의 보수>와 리들리 스콧의 1979년작 <에이리언>을 비롯해 얀 드봉 감독의 <스피드>(1994), 토니 스콧이 2010년 남긴 마지막 작품 <언스토퍼블>을 두고, “영화적 긴장감을 어떻게 기술적으로 만들어내고 고조시키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한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특별 프로그램 목록 중 눈에 띄는 다른 작품들로는 에리히 폰 스트로하임의 <탐욕>(1924)과 F. W. 무르나우의 <선라이즈>(1927) 같은 무성영화도 있는데, 놀란은 “이들 영화야말로 비주얼을 이용한 스토리텔링 기법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영화들”이라는 극찬을 하기도 했다. 그 밖에 데이비드 린의 <라이언의 딸>(1970), 질로 폰테코르보의 <알제리 전투>(1966), 휴 허드슨의 <불의 전차>(1981), 앨프리드 히치콕의 <해외 특파원>(1940)도 놀란의 이번 신작에 영감을 준 작품들로 이름을 올렸다.
영국영화협회는 “디지털 필름이 아닌 셀룰로이드 필름을 선호하는 놀란의 성향에 맞춰, 그가 선정한 모든 작품들을 디지털 복원판이 아닌 35mm 혹은 70mm 버전으로 공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