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송 투 송>, 부유하는 사랑의 마음을 따라가는 사랑 이야기
2017-07-26
글 : 이주현

“우리는 노래해야 한다.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어야 한다.” 뮤지션 BV(라이언 고슬링)의 독백 중 ‘노래’는 ‘사랑’이라는 단어로 바꿔도 무방하다. 제목인 ‘Song to Song’ 역시 ‘Love to Love’로 대체되어도 상관없을 것이다. <송 투 송>은 부유하는 사랑의 마음을 따라가는 사랑 이야기이므로.

뮤지션 BV와 파예(루니 마라), 프로듀서 쿡(마이클 파스빈더)은 음악을 공유하는 관계다. 쿡의 파티장에서 만난 BV와 파예는 금세 사랑에 빠진다. 쿡과 파예는 한때 관계를 맺었지만 BV는 그 사실을 모른다. 세 사람은 멕시코 여행을 떠나 더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데 여행 이후 세 사람의 관계는 틀어진다. 모든 것을 다 가졌고, 모든 것을 제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생각했던 쿡은 두 사람의 사랑이 너무 아름다워 자신이 추하게 느껴지는 경험을 한다. 쿡은 곧 식당에서 서빙하는 론다(내털리 포트먼)를 만나 결혼한다. 그 결혼은, 자신이 모든 것을 베풀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남자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행위처럼 보인다. BV와 파예의 사랑에도 위기가 찾아온다. BV는 파예가 진실하지 못하다 느끼고 파예는 어리석었던 과거를 자책하는 한편 무엇에서든 자유롭고 싶은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사실 <송 투 송>은 구구절절 줄거리를 설명하는 것이 무의미한 영화다. 사랑하는 연인들이 있고 사랑의 온도가 변해가는 과정이 있을 뿐이다. 사건은 생략되고 그 자리엔 감정이 들어선다. 생각과 감정은 내레이션으로 설명된다. 카메라와 인물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자유롭게 유영하는 카메라는 인물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형상화한다. 테렌스 맬릭과 <뉴 월드>(2005), <트리 오브 라이프>(2011), <투 더 원더>(2012)를 함께한 촬영감독 에마누엘 루베스키의 솜씨다. <라라랜드>(2016)에 이어 또 한번 뮤지션으로 출연한 라이언 고슬링, 매혹적인 루니 마라와 나쁜 남자 마이클 파스빈더, 이들의 삼각관계에서 소외된 듯한 내털리 포트먼 등 크레딧도 화려하다. 화려한 크레딧을 생각하면 영화는 소박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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