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파리 투 마르세유: 2주간의 여행>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른 두 남자의 동행기
2017-09-06
글 : 곽민해 (객원기자)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른 두 남자의 동행기다. 인기 래퍼 파훅(사덱)은 콘서트를 앞둔 시점에서 라이벌 래퍼와의 불화로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 프로듀서 빌랄은 파훅에게 콘서트 전까지 조용히 지낼 것을 권하고, 자신의 아버지 세르주(제라르 드파르디외)의 운전사로 보낸다. 아마추어 화가인 세르주는 18세기 화가 클로드 베르네의 여정을 따르는 그림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문제는 세르주와 파훅이 공통분모라곤 찾을 수 없는 극과 극의 캐릭터란 점이다. 파리 출신이지만 아랍인이란 이유로, 모슬렘이란 이유로 오해를 받는 파훅은 유색 인종과 소수자 문제를 안고 있는 인물이다. 이에 반해 세르주는 편협하고 고지식한 중년 백인 남성을 대변한다. 와인과 치즈, 샹송을 즐기는 전형적인 프랑스인의 면모를 지닌 세르주는 첫 만남에서부터 파훅의 출신 성분에 시비를 건다. 파훅은 “드릴 소리가 랩보단 낫겠다”는 그 앞에서 힙합과 거리 문화의 정신을 강변하고 세르주를 타이른다. 둘의 구도는 앞으로의 스토리를 어느 정도 예고하고 있다. 절대 좁힐 수 없을 것 같던 두 사람의 간극은 여행하면서 조금씩 줄어든다. 세르주는 경찰의 오해로 붙잡힌 파훅을 몸을 날려 구출하려 하거나, 파훅 앞에서 우스꽝스러운 랩을 선보이기도 한다. 영화는 두 사람의 에피소드를 통해 현실 속 차별과 편견에 대해 환기하며 차이와 관용에 관한 논의로 나아가고자 한다. 다만 세르주가 가진 스토리나 인간적 면모에 비해 파훅의 캐릭터는 많은 부분 전형성에 갇혀 있다. 세대 차이나 주제 의식을 부각하기 위한 장치로 래퍼를 손쉽게 차용한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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