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부라더> 마동석과 이동휘의 스크루볼 코미디 연기
2017-11-01
글 : 김성훈

가족만큼 애증으로 엮인 관계는 또 없다. 석봉(마동석)은 학원에서 국사를 가르치며 유물을 발굴하는 데 삶의 열정을 쏟는 남자다. 그의 동생 주봉(이동휘)은 건설회사 직원으로, 고속도로 공사 구간을 잘못 정해 옷을 벗어야 할 위기에 처한다. 그러던 어느 날 가문의 동산이 회사의 고속도로 건설 사업에 방해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석봉과 주봉은 아버지의 부음을 듣고 집을 나간 지 3년 만에 고향 안동으로 향한다. 두 형제가 본가에 가는 길에 무언가를 친 것 같아 차 밖을 나와 확인해보니 정체불명의 오로라(이하늬)가 쓰러져 있었다. 오로라가 걱정돼 차에 태워준 형제는 오로라로부터 본가 어딘가에 100억원 상당의 금불상이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각기 다른 이유로 돈이 필요한 둘은 가족 몰래 집을 뒤지기로 한다.

<부라더>는 장유정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했던 인기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를 각색한 영화다. 가족과의 갈등 때문에 집을 나간 두 형제가 3년 동안 서로 왕래가 없다가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설정인데, 무겁지 않게 전개된다. 그건 마동석과 이동휘의 스크루볼 코미디 연기에 상당 부분 빚진다. 둘의 코미디 연기가 단순히 웃음을 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족의 사연이 완전히 드러나는 영화의 중반부까지 서사를 지루하지 않게 끌고 간다. 무심코 지나가거나 몰랐던 사연을 좀더 일찍 알았더라면 가족에게 더 잘할 수 있었을까. <부라더>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조심스레 꺼내는 작품이다. <김종욱 찾기>(2010)를 연출했던 장유정 감독의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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