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인간의 music]
[마감인간의 music] 솔로몬 그레이 , 이별에 부침
2018-03-08
글 : 이대화 (음악평론가)

영국 신스 팝 듀오 솔로몬 그레이의 조 윌슨은 어느 날 어머니가 뇌종양에 걸려 3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비보를 접한다. 안 그래도 종종 현관문을 열어놓고 기억을 못하던 어머니는 극심한 두통 끝에 응급실로 실려간 뒤 시한부 삶을 선고받았다.

조 윌슨은 어머니의 여생을 함께하기 위해 세상과 잠시 떨어지기로 결심한다. 런던 집을 떠나 옥스퍼드로 가서 어머니와 소소한 일상을 즐기며 3개월 뒤의 이별을 준비했다. 어머니는 스위스의 안락사 기구 ‘디그니타스’를 통한 존엄사를 택했고 결연하고 행복하게 생을 마쳤다.

두 사람의 이별 이야기는 윌슨이 영국 <데일리 메일>에 장문의 회고록을 기고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그는 새 앨범 《Human Music》이 어머니에게 바치는 앨범이라고 했다. 또한 진단이 내려진 날부터 스마트폰에 허밍으로 멜로디와 가사를 녹음하기 시작했는데, “이상하게도 곡이 잘 써진 시기”였다고 말했다.

<Closed Door>는 존엄사와 디그니타스에 대한 논란을 다룬 곡이다. 조 윌슨은 이렇게 말했다. “흔히들 불치병을 갈수록 좁아지는 복도라고 말하더군요. 시간이 지날수록 선택지가 좁아지니까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복도 옆으로 통하는 문을 나타냅니다. 또 다른 출구 말이죠.”

솔로몬 그레이는 일렉트로닉 악기와 함께 어쿠스틱 사운드와 포크적인 따뜻함을 아우르기로 유명하다. 새 앨범 《Human Music》에는 22인조 오케스트라가 등장해 고전적 웅장함을 연출했다. 특히 <Closed Door>는 그룹의 특기인 슬프고 몽환적인 매력이 정점을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