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인간의 music]
[마감인간의 music] 카녜이 웨스트 《Ye vs. the People》, 논란을 음악으로
2018-05-17
글 : 김봉현 (음악비평가)

카녜이 웨스트의 영향력은 이미 힙합이나 음악 카테고리를 넘어선 지 오래다. 그는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간 존재’다. 늘 그렇듯(?) 그는 최근에도 구설에 휘말렸다. 1년 반 전에 이미 “난 투표를 하지 않았어. 하지만 투표를 했다면 트럼프를 찍었을 거야”라고 말했던 그는 최근 들어 이런 말을 했다. “노예제도? 그게 400여년이나 지속됐다는 것은… 마치 흑인들이 그걸 ‘선택’했다는 것처럼 들려.” 그 후는 모두가 예상한 대로다. 분노 그리고 비난. 물론 웨스트의 인터뷰 전문이나 트위터에서의 발언을 자세히 읽어보면 그가 ‘아무 생각 없는 멍청이’가 아님은 알 수 있다.

단적으로 그는 흑인들이 오직 ‘인종주의’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문제이며 그 틀을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자신은 트럼프의 정책이 아니라 대통령 선거 과정을 통해 ‘불가능에서 기적을 일군’ 트럼프의 성취에 영감을 받았다고도 밝혔다. 비록 그렇다 해도 그에게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그러나 그와 별개로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음악으로 완성한 행위는 자못 멋지다. 이 노래는 웨스트와 T.I.가 서로의 생각을 주장하고 반박하는 구성을 취한다. 웨스트는 웨스트를 대변하고 T.I.는 ‘사람들’을 대변한다. 이 노래에서 카녜이 웨스트의 첫마디는 이것이다. “오바마가 하늘에서 내려준 인물이라는 걸 나도 알아/ 하지만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다는 건 나도 당선될 수 있다는 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