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놀던 어린 소녀가 실종됐다. 아이는, 그런데 얼마 후 다친 곳 하나 없이 무사귀환했다. 캐나다 전역을 깜짝 놀라게 한 사건은 그렇게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소녀가 숲에 ‘갇혀 있던’ 그 시간은 누구도 알지 못하는 미스터리로 남았다. <할로우 차일드>는 다른 차원의 입구처럼 입을 벌리고 있는 그 검은 숲의 비밀로 한 발짝 숨죽인 채 다가가는 영화다. 또래 친구와 노는 게 더 즐겁운 사만다(제시카 맥레오드)는 입양된 10대 소녀다. 그런 사만다에게 어린 동생 올리비아(한나 체라마이)는 귀찮기만 하다. “동생을 돌보라”는 양어머니의 부탁을 받고도 올리비아를 방치한 날, 올리비아가 실종된다. 다행히 예전 실종사건의 소녀처럼 올리비아가 집으로 돌아오지만, 그녀의 인격은 뒤바뀌어 있었다. 사만다는 악의에 가득 찬 올리비아가 동생의 영혼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리지만 양아버지는 사만다의 말을 믿지 않는다.
소녀가 흡사 흡혈귀와 몬스터 같은 악귀가 되어 사람들에게 해를 가하는 컨셉은 마치 <오펀: 천사의 비밀>(2009)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감독 제레미 루터는 단편 <까악까악>(2017)으로 지난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되었으며, 이 영화가 장편 데뷔작이다. ‘탈봇 트윈스’로 함께 영화, CF, 뮤직비디오 등을 촬영하는 그레이엄과 넬슨 탈봇 형제가 촬영을 맡아, 괴물이 아이들의 영혼을 빨아들이는 캐나다의 울창한 숲의 어둠을 창조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