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공작> 북으로 간 스파이 흑금성
2018-08-08
글 : 이주현

북한의 핵개발로 한번도의 정세가 위태롭던 1990년대 초반. 정보사 소령 출신 박석영(황정민)은 북핵 위기를 막기 위해 안기부 해외파트 최학성(조진웅)이 제안한 대북 공작을 수락한다. 박석영은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활동하며 대북 사업가로 철저히 신분을 세탁한다. 박석영의 목표는, 중국 베이징에 주재하면서 북한의 외화벌이를 책임지고 있는 대외경제위 처장 리명운(이성민)에게 접촉하는 것. 한편 리명운은 박석영의 사업 제안을 받아들이려 하지만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의 정무택(주지훈)은 박석영을 끊임없이 의심한다. 그러던 중 안기부는 1997년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대통령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한 ‘북풍’ 작전을 펼친다.

<공작>은 북으로 간 스파이 흑금성의 실화에서 출발한 영화다. 윤종빈 감독은 실화의 힘과 픽션의 힘을 영리하게 배합해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잡는 데 성공한다. 북한은 우리에게 ‘미지’의 나라인 동시에 ‘금기’된 것이었다. <공작>은 그 금기를 깨고 실존했던 대북 공작 사건과 그 이면의 정치적 상황을 서술한다. 정권 교체를 막기 위해 국가 안보를 외치며 북의 도발을 이용했던 집단을 저격하고, 국가보안법의 모순을 까발리는 데도 주저함이 없다. 영화의 과감한 화법은 북한을 묘사할 때도 적용된다. 후반부로 향할수록 치밀함은 떨어지지만 여러모로 ‘호연지기’를 품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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