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퍼스트 리폼드> 기도로 다 하지 못한 진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2019-04-10
글 : 김성훈

뉴욕주 올버니에 위치한 퍼스트 리폼드 교회는 한때 개혁 교회였지만 지금은 신도들이 잘 찾지 않는 지역 관광지가 됐다. 이곳에서 일하는 톨러 목사(에단 호크)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기록하기 위해 일기를 쓰기로 한다. 컴퓨터가 아닌 펜으로 써서 수정하거나 지운 흔적까지 남김없이 기록하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어느 날 신도 메리(아만다 사이프리드)가 그를 찾아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환경보호단체인 ‘푸른 행성 연대’에서 활동하다가 캐나다 감옥에서 복역한 남편 마이클이 출소한 지 2주가 지났는데도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남편은 자신의 배 속에 있는 아이가 이 위험한 세상에 태어나길 원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톨러 목사는 사람들에게 신이 한 말을 전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를 해주지만 정작 세상이, 현실이 어떤지 잘 알지 못한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마이클을 상담하면서 그는 주변이 아닌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들여다보게 된다. 지구는 깊은 병을 앓고 있고, 굳게 믿던 신의 목소리가 세상에 전달되지 않는 듯하다. 요즘 보기 드문 4:3화면비율은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점점 변화하는 톨러 목사의 사연에 집중하게 한다. <택시 드라이버>와 <분노의 주먹>의 시나리오를 쓴 폴 슈레이더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작품으로, 올해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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