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동일한 실존 인물 연기한 배우들의 싱크로율 비교
2019-06-01
글 : 심미성 (온라인뉴스2팀 기자)

샤론 테이트
쿠엔틴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서 마고 로비는 배우 샤론 테이트를 연기했다. 영화는 개봉을 앞두고 칸영화제에 선공개 후 호평 받았다. 그런데 이 시점에 샤론 테이트의 전기 영화 제작 소식이 들려왔다. 제목은 미정이고, 샤론 테이트 역에 케이트 보스워스가 발탁됐다.

(왼쪽부터) 마고 로비, 케이트 보스워스, 힐러리 더프
한편, 타란티노의 영화보다 먼저 개봉한 샤론 테이트 영화가 하나 더 있다. 힐러리 더프 주연의 호러 영화 <더 헌팅 오브 샤론 테이트>가 그것인데, '진부한 살인 포르노'라는 악평을 면치 못하고 로튼 토마토 지수 13%를 기록했다. 어쨌건, 샤론 테이트라는 인물이 세 편의 영화에서, 세 명의 배우로 환생했다. 영화가 모두 공개되고 나면 승자가 정해지겠지만 동일한 실존 인물을 연기한 N명의 배우들이 궁금해졌다. 많은 사례들 중 일부만 소개한다.

앤디 워홀

가이 피어스 / 데이빗 보위 / 빌 헤이더

앤디 워홀
(왼쪽부터) 가이 피어스, 데이빗 보위, 빌 헤이더
팝아트의 디바 앤디 워홀. 그를 등장시키지 않고는 현대 미술사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그만큼 예술계에 끼친 파장이 남달랐던 앤디 워홀을 많은 영화들이 탐냈다. 창백한 얼굴에 은빛 가발, 새침한 제스처와 나른한 목소리로 기억되는 앤디 워홀의 영화 속 환생은 한 둘이 아니었다. 그의 뮤즈 에디 세즈윅의 전기 영화 <팩토리 걸>에서 가이 피어스는 앤디 워홀의 분신이라는 찬사를 얻었을 정도로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글램 락의 대부 데이빗 보위도 앤디 워홀로 변신한 적이 있다. 앤디 워홀의 후원 아래 엄청난 명성을 얻은 화가 바스키아의 전기 영화 <바스키아>. 이 영화에서 앤디 워홀로 분한 데이빗 보위는 생김새보다도 그의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적격이었다는 평. 한편, <맨 인 블랙 3>의 시간 여행 서사에서도 앤디 워홀의 현신을 볼 수 있다. 배우 빌 헤이더의 모습은 놀라울 만큼 그를 빼닮아 있다.

이브 생 로랑

피에르 니네이 / 가스파르 울리엘

이브 생 로랑
피에르 니네이(왼쪽), 가스파르 울리엘
세계적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 두 편이 같은 해 2014년, 경쟁하듯 세상에 나왔다. 국내엔 약 1년간의 시간차를 두고 개봉됐는데 <이브 생 로랑>이 먼저, 후순이 <생 로랑>이다. <이브 생 로랑>이 이브 생 로랑의 일대기에 충실했다면 <생 로랑>은 그의 나약한 내면에 초점을 맞춘다. 전자는 배우 피에르 니네이가, 후자는 배우 가스파르 울리엘이 이브 생 로랑을 연기했다. 외모만으로 둘 중 누가 더 실제 이브 생 로랑과 닮았는지를 가리기는 힘들다. 사실 누구도 닮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프랑스의 인정받는 배우인 두 사람의 연기에 빠져들고 나면 나도 모르게 이브 생 로랑의 흔적을 보게 될 것이다.

재클린 케네디

나탈리 포트만 / 케이티 홈즈

재클린 케네디(오른쪽)
나탈리 포트만(왼쪽), 케이티 홈즈
수많은 군중 속에서 총살당한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비극적 결말 이후, 세간의 시선은 퍼스트레이디 재클린에 향했다.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긴 이 사건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다뤄졌다. 피로 얼룩진 핑크색 샤넬 수트와 넋 나간 얼굴은 사건 당시 대통령의 곁에 있었던 재클린 케네디를 기억하는 대표적인 이미지. 가장 최근 영화화된 <재키>에서는 나탈리 포트만이 그녀를 연기해 호평을 받았다. 실제 재클린과 가장 싱크로율이 높은 모습은 TV 시리즈 <케네디스>에 출연한 케이티 홈즈의 얼굴이다.

윈스턴 처칠

게리 올드만 / 알버트 피니

윈스턴 처칠
게리 올드만(왼쪽), 알버트 피니
누구에게는 존경의 대상, 다른 누구에게는 비난의 대상이 될 숙명을 타고난 정치인이야말로 영화가 담고 싶어 하는 가장 매력적인 상일지 모른다.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장본인, 영국의 정치가 윈스턴 처칠의 이야기가 <다키스트 아워>에서 다뤄졌다. 게리 올드만은 처칠과 전혀 다른 생김새를 전신 특수 분장과 디테일한 연기력으로 완벽하게 커버하며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꿰찼다. 그런데, TV 영화 <윈스턴 처칠의 폭풍전야>를 통해 그보다 먼저 처칠이 된 배우가 있다. <빅 피쉬>에서 노년의 에드워드를 연기한 알버트 피니. 그는 처칠과 꽤 닮은 외모로 특수 분장의 도움 없이도 굉장히 근접한 윈스턴 처칠의 얼굴을 연기했다.

빠삐용(앙리 샤리에르)

스티브 맥퀸 / 찰리 허냄

앙리 샤리에르
스티브 맥퀸(왼쪽), 더스틴 호프만
찰리 허냄(왼쪽), 라미 말렉
탈옥 영화의 클래식 <빠삐용>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앙리 샤리에르의 언급에 따르면, 그는 살인죄라는 누명을 쓰고 종신형 죄수가 되었다. 가슴의 나비 문신 때문에 빠삐용(프랑스어로 '나비')이라는 별명으로 불린 그는 11년간 8차례의 탈옥을 시도하고 마침내 성공한다. 샤리에르는 훗날 자신의 이야기에 픽션을 가미해 소설 <빠삐용>을 탄생시켰다. 소설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1973년에 영화로 만들어졌다. 스티브 맥퀸이 빠삐용을, 더스틴 호프만이 탈옥 동지 드가를 맡았던 영화 <빠삐용>은 크게 흥행에 성공하며 인간의 의지를 확인시킨 영화로 남았다. 그 후 44년이 지나 찰리 허냄과 라미 말렉의 연기를 입은 <빠삐용> 리메이크가 만들어졌지만 오리지널의 뒤를 잇기엔 밋밋했다. 실제 빠삐용을 더 닮은 쪽은 아무래도 스티브 맥퀸이다. 찰리 허냄은 빠삐용보다 스티브 맥퀸을 더 닮은 듯 보인다.

알 카포네

알 파치노 / 로버트 드 니로 / 톰 하디

알 카포네
폴 무니(왼쪽), 알 파치노
로버트 드 니로(왼쪽), 톰 하디
전설적인 마피아 보스 알 카포네는 갱스터 영화의 단골손님이다. 부정의하게 얻은 부로 누구보다 화려한 삶을 살다가 탈세 혐의로 체포돼 한순간에 몰락한 인물. 얼굴에 난 흉터 때문에 생겼다는 그의 별명 '스카페이스'는 영화 <스카페이스>를 떠올리게 한다. 1939년작 <스카페이스>에서의 토니(폴 무니)와, 1983년 리메이크된 <스카페이스>의 토니(알 파치노)는 모두 알 카포네를 원형으로 삼은 캐릭터다. 후자의 <스카페이스>를 만든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은 4년 뒤 다시 알 카포네 영화를 만든다. 공권력을 매수해 온갖 범죄를 저지르던 알 카포네를 끝내 잡아들인 네스 반장 이야기를 담은 <언터쳐블>이다. 이 영화에서 알 카포네를 연기한 배우는 로버트 드 니로였다. 한편, 톰 하디를 주인공으로 한 새로운 알 카포네 영화 <폰조>가 지난해 촬영을 마무리 지었다. 10년간 복역 후 치매에 걸린 알 카포네를 연기한 톰 하디의 촬영 현장 모습이 공개돼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파블로 에스코바르

와그너 모라 / 하비에르 바르뎀

파블로 에스코바르
와그너 모라
하비에르 바르뎀
전 세계 70%가 넘는 마약 시장을 장악했던 콜롬비아의 마약왕 에스코바르. 그렇게 쌓은 재력은 그를 세계 7위 부호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막대했으며, 그가 자행한 온갖 테러는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에스코바르의 악명은 넷플릭스 드라마 <나르코스> 시리즈의 인기로 널리 알려졌다. 파블로 에스코바르 역을 맡은 브라질 배우 와그너 모라는 콜롬비아식 스페인어를 완벽히 구사하기 위해 유학도 불사했다. 두 시즌에 걸친 에스코바르의 이야기는 와그너 모라의 일품 연기로도 손색없지만, 싱크로율이 아쉽다면 영화 <에스코바르>를 보자. 파란만장한 그의 일생을 두 시간으로 압축한 데엔 평가가 엇갈리지만 체중을 대폭 늘린 하비에르 바르뎀의 에스코바르 연기는 두말할 것 없다는 평이다.

백범 김구

조진웅 / 김홍파 / 이영후

백범 김구
조진웅(왼쪽), 김홍파
(왼쪽부터) <야인시대>, <서울 1945>, <자유인 이회영>의 이영후
국내 사례로는 백범 김구 선생을 연기한 배우를 모아봤다. 제목만으로는 짐작하기 힘들지 모르지만 <대장 김창수>는 청년 시절의 김창수에서 우리가 아는 백범 김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영화다. 김창수 역의 조진웅은 "닮은 얼굴은 아니지만 아마도 거구였다는 김구 선생의 몸집과 비슷해서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김구를 연기한 또 다른 배우로는 김홍파가 있다. 최동훈 감독의 <암살>에서 김구 선생으로 출연한 김홍파는 그와 꽤 비슷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김구 연기의 '본좌'급 배우는 따로 있다. TV 드라마 <야인시대>, <서울 1945>, <자유인 이회영> 등 총 10여 편의 작품에서 김구 역할을 전담해온 배우 이영후다. 굉장히 싱크로율이 높은 외모로 일명 '김구 전문 배우'로 불리게 된 그는 10만 원권 화폐 도안에 김구 선생을 선정하자는 캠페인에 앞서는 등 실제 삶에서도 김구 전도사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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