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사자> 세상의 악에 맞서는 그들
2019-07-31
글 : 김현수

펀치가 강한 격투기 선수에게 악마를 무찌를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오컬트영화의 서스펜스에 액션영화의 활력이 더해질 수 있는 매력적인 설정이다. <사자>의 출발점은 바로 이종격투기 선수 용후(박서준)라는 캐릭터다. 그에게는 어릴 적 아버지를 잃은 트라우마가 있다. 용후는 평소 신앙심이 깊었던 아버지를 데려간 신을 향한 분노와 원망을 합법적인 주먹질로 쏟아내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런 그가 왕성하게 선수 생활을 이어가던 도중 갑자기 주먹에 이상이 생긴다. 때마침 서울에서는 정체 모를 악마의 무리가 세를 확장하기 시작한다. 바티칸에서부터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던 구마사제 안 신부(안성기)는 괴롭고 위험한 구마의식을 함께할 동료들이 없어 외로운 사투를 이어가는 도중, 원인 모를 고통으로 괴로워하던 용후와 조우한다. 오컬트영화의 단골 소재인 구마 사제의 이야기는 한국 상업영화의 영역에서는 다소 낯선 소재다. <사자>는 이를 슈퍼히어로영화 특유의 성장 서사로 풀어내려 한다. 격투기 선수이자 신을 부정하는 캐릭터 용후는 슈퍼히어로영화에서 볼 법한 안티 히어로. 그가 경험 많은 안 신부와 만나 지신(우도환)과 대결하는 이야기는 과감한 설정에 비해 지지부진한 순간이 많다. 대중에게 익숙한 블록버스터영화의 요소를 차용해 캐릭터를 장식하는 데 쓰였던 장면들을 걷어내고 좀더 설득력 있는 어둠의 도시를 재현하는 데 공을 들였더라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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