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바우하우스> 건축과 인간의 조화를 추구한다
2019-09-04
글 : 이다혜

영화가 시작되면 모난 곳 없이 모든 커브가 둥글거리는 바우하우스 서체로 오프닝 크레딧이 등장한다. <바우하우스>는 발터 그로피우스가 예술종합학교 바우하우스를 1919년 설립한 뒤 나치에 의해 강제폐교된 14년간의 역사로부터 시작해, 그 영향이 현재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다루는 다큐멘터리다. 바우하우스라는 단어가 ‘건축의 집’이라는 뜻의 독일어임을 감안하면 놀랄 일도 아니지만, 건축과 인간의 조화를 추구한다는 말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바우하우스는 1919년 바이마르에서 처음 설립된 뒤 1925년 데사우로 이전했는데, 발터 그로피우스가 설계한 데사우의 학교 건물은 영화에서도 구석구석 등장한다. 바우하우스의 초기 교수진 중 바실리 칸딘스키, 파울 클레와 같은 화가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색채를 쓰는 감각을 학생들에게 알려주었으며, 바우하우스가 미술과 건축, 그리고 인간의 삶을 통합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데 바탕이 되었다.

핵심은 인간적 크기 혹은 규모라고 해석할 수 있는 ‘휴먼 스케일’이다. 건축이 궁극적으로 그 안의 인간을 위해 봉사한다는 생각. 그것은 개념이기도 하고 물리적 실체이기도 하다. <바우하우스>는 다양한 실례를 동원하는데, 데사우의 바우하우스 건물은 건물 내에서 학생들이 자기 공간을 갖는 동시에 어떻게 서로 더 쉽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고심한 결과물이다. 로잔 보슈가 설계한 스웨덴 스톡홀름의 학교 이야기도 재미있다. 2011년, 아이들이 계속 있고 싶어 하는 학교를 만들어 달라는 말을 듣고 교실이 하나도 없는 학교로 만들었다. 예쁜 디자인이 아니라 사회에 영향을 주는 작업물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 도시에 사는 인구가 전체의 95%에 달하는 콜롬비아에서는 실외 에스컬레이터와 케이블카, 그리고 수직형 체육관의 도입으로 ‘도시’를 바꾸어내고자 하는 시도가 이어진다. 각자의 공간을 갖고 서로 연결되기. 허무맹랑한 듯 들리는 이 개념이 실현되는 모습들이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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