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나팟 시앙솜분)과 깅(핌차녹 류위셋파이분)은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있는 돈독한 친구 사이다. 10년 전 깅의 아버지가 거짓말을 하고 바람피우는 현장을 쫓는 순간에도 팜은 깅 옆에 있었다. 두 사람은 상대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것은 속을 터놓을 수 있는 유일한 친구라는 의미에서의 사랑이다. 팜은 처음부터 깅을 이성으로서 좋아했지만 계속 친구로 지내면 서로 소유하려고 하지 않고 헤어질 일도 없지 않느냐며 먼저 선을 그어버린 탓이다. 그리고 10년 후, 팜은 여전히 깅을 사랑한다. 그나마 팜을 덜 애잔하게 하는 건 두 사람 모두 각자의 연애를 꾸준히 해왔다는 점. 아버지의 외도에 트라우마가 있고 연애를 하며 상처도 많이 받았던 깅은 현재 사귀고 있는 애인 테드가 젊고 예쁜 여자 가수와 바람이 난 것 같아 초조하다. 그런 깅을 지켜보기가 안타까운 팜은 정작 자신의 애인에게 소홀하며 애인의 바람을 증명하려는 깅의 고군분투에 부지런히 함께한다. 애써 친구로 지내느라 속내를 숨기는 남녀의 로맨스가 그리 신선한 소재는 아니다. 하지만 타이, 홍콩, 미얀마,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 5개국을 아우르는 다양한 로케이션이나 몸을 사리지 않는 배우들의 코믹 연기, 타이의 떠오르는 스타 나팟 시앙솜분과 핌차녹류위셋파이분의 매력은 2시간 동안 흐뭇하게 즐길 수 있는 킬링타임 무비로 제 몫을 한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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