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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럴 페인 넷플릭스 이미징 스페셜리스트 - 기술이야말로 창작을 위한 최고의 도구다
2020-02-13
글 : 김현수

넷플릭스는 4K UHD(Ultra High Definition) 화질의 콘텐츠를 스트리밍 서비스로 국내 안방 TV와 모니터에 제공하고 있다. 최고 화질의 콘텐츠를 제작, 서비스하기 위해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하는 작품은 물론, 다른 제작사들과 협업하는 대부분의 작품에 대해서 현존 최고의 영상기술을 지원한다. 넷플릭스 소속의 이미징 스페셜리스트들은 바로 이런 최고 화질의 콘텐츠 구현을 위한 일을 한다. 2019년 11월 20일, 캐럴 페인 넷플릭스 이미징 스페셜리스트가 한국의 시각특수효과(VFX)업체들과 함께 콘텐츠 제작 영상기술을 논의하기 위한 워크숍에 참석했다. <씨네21>도 이 자리에 참석해 4K 기술을 비롯한 HDR, 컬러 매니지먼트 등 넷플릭스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술적 이슈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후 캐럴 페인을 만나 이번 워크숍의 의미와 넷플릭스가 추구하는 방향성 등에 대해 물었다.

-이미징 스페셜리스트라는 직책이 낯설다. 현재 넷플릭스에서 어떤 일을 담당하고 있나.

=넷플릭스에는 ‘이미징팀’이라는 부서가 있다. LA에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 앤드 인프라스트럭처’라는 조직이 있는데 거기 소속이다. 팀원 중 한명은 도쿄에 파견 나가 있다. 나는 이미징팀에서 컬러 사이언스 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제작하는 이미지와 관련한 모든 일에 관여한다. 이를테면 촬영된 소스를 스트리밍하기 위해 인코딩팀에 넘기기 전까지 거치는 수많은 단계나 다양한 기술 처리, 디바이스 종류에 따른 데이터 타입 관리 등을 담당한다. 이런 중간 과정과 연관된 모든 기술의 발전을 추적 관리하면서 다양한 테스트를 하는 게 주 업무다. 나는 주로 이미징 관리를 맡고 있지만 사운드나 인프라스트럭처 혹은 애니메이션 전문가 등 파트별 담당자가 따로 있다. 다른 지원 부서 중에는 프로덕션 테크놀로지팀이라고 해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 현장에서 직접 지원하는 팀도 있다.

-넷플릭스 자체 제작 콘텐츠는 물론 협력사의 작업 전반에 걸쳐 관여하나.

=넷플릭스는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다. 처음에는 스트리밍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제작 스튜디오로서의 기능도 한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우에는 나 같은 전문가들이 여러 단계에서 관여한다. 전반적인 기술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현장 촬영이나 편집에 필요한 지원을 한다. 나는 현장 지원보다 장기적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보다 나은 솔루션을 택하기 위한 조언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카데미 컬러 인코딩 시스템’이라고 하는, 컬러 매니지먼트의 새로운 체계를 실제 작업할 때 관행으로 자리 잡게 하는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제작사들과 만나 나눴던 워크숍 행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한 기술적인 화두가 있다면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

=이번 워크숍은 한국의 VFX 커뮤니티 사람들에게 먼저 관심사를 물어본 다음 선정했다. 첫 번째 주제는 컬러 매니지먼트였다. 이 분야는 주제로 다루기에 굉장히 어렵다. 제작 파이프라인 전체적으로 너무 많은 영역과 관련되어 있어서다. 한국의 스탭들과 전체 제작 파이프라인에서 컬러 매니지먼트가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 부분을 디테일하게 살펴봤다. 두 번째는 HDR(High Dynamic Range) 기술이 VFX 담당자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하고 실제 스튜디오에서 작업할 때 HDR과 SDR(Standard Dynamic Range)의 차이, HDR로 작업했을 때 범하기 쉬운 실수 같은 것들을 공유하려 했다. 이번이 첫 번째 워크숍이었고 앞으로도 이런 기회를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해상도를 가리키는 4K, 빛과 명암에 관한 기술인 HDR에 이어 중요하게 다뤄지는 컬러 매니지먼트는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을 뜻하는가.

=컬러 매니지먼트는 그보다 폭넓은 개념이다. 전체 프로덕션 파이프라인에서 컬러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디스플레이로 볼 수 있는 모든 것에 관여하게 된다. 컬러 매니지먼트의 목적은 창작자의 의도를 가장 분명하게 그리고 일관되게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데 있다.

-드라마 <킹덤>의 김성훈 감독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포럼 행사에 참여해 넷플릭스와의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 적 있다. 작품 자체에 관해서는 일절 관여하지 않으면서 나중에 4K 화질 검수에 몇 개월씩 시간을 투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넷플릭스가 추구하는 기업가치와도 맥락이 닿아 있는 움직임 같다. 지금 만들어놓은 영상의 기반 기술이 수십년 후에 평가받더라도 최고의 기술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의 작업을 추구한다고.

=그것이 넷플릭스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우리는 미래를 내다보며 일한다. 콘텐츠 제작사에 근무하는 내 입장에서는 창조적인 완성도와 기술적인 완성도 이 두 가지 모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에서 일한다는 뿌듯함이 있다. 창작자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 기술이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 기술이야말로 최고의 툴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창작물을 오래 보존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그 기술이라면 내가 맡은 바 업무를 충실하게 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넷플릭스가 제작할 때 창작자에게 요구하는 기술 사양이 정해져 있나.

=프로젝트별로 요구하는 사양이 다르다. 예를 들면 촬영은 반드시 4K 이상의 해상도를 유지해야 한다든가, 실제 촬영에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카메라 기종도 있다. 이런 기종은 넷플릭스 온라인 홈페이지에 자세히 기재되어 있다. 이런 권고 사항을 제시하는 이유는 넷플릭스 시청자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이고, 두 번째는 창작자에게 최고의 창작 플랫폼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두 가지 목적에 충실하고자 하는 방향이라면 그 기준은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 웹사이트 내용은 계속 업데이트된다. 카메라 제조사들도 중요한 파트너이기 때문에 이들의 기술을 테스트해보고 하고 있다.

-시청자들이 즐기는 콘텐츠의 기본 해상도가 올라갈수록 이미징 스페셜리스트로서는 무엇을 더 챙겨야 할까.

=영상의 해상도가 높아진다는 것, 픽셀이 늘어난다는 것은 데이터가 많아진다는 뜻이고 결국 서버에서 관리해야 할 것들이 많아지고 렌더링 시간도 더 걸리게 될 거다. 이 정도는 관리가 수월하겠지만 그보다는 HDR 기술이 제작, 관리에 있어서 좀더 유념해야 할 부분이 많다. 일반 시청자들은 2K와 4K의 차이는 바로 알 수 없어도 SDR과 HDR의 차이는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바로 이 때문에 우리 팀이 컬러 매니지먼트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현재 VFX 업계에서 포용과 다양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여성들을 부각시키는 비디오웹 시리즈 <우먼 인 비주얼 이펙츠>의 창립 멤버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ILM에서 일하던 동료 두세명과 시각효과 분야의 여성 아티스트를 조명하기 위해서 비디오 시리즈를 시작했다. 전세계 어린아이들에게 여성들도 이런 분야에서 꿈을 꾸며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싱가포르 등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며 비디오를 만들고 있다. 우리가 제작한 영상물은 유튜브에서 볼 수 있고, 인스타그램 계정도 있으니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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