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iew]
'헨리 뭐 했니'(Henry more Henry), 초등학생들도 나를 좋아해
2020-06-30
글 : 최지은 (작가 <괜찮지 않습니다>)

만둣집 앞에서 소년은 피아노를 치고 헨리는 바이올린을 켠다. <아무노래>가 흘러나오자 어린 청중이 나와 춤을 추고, 도로에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동차가 지나간다. 멋지게 즉흥연주를 마친 12살 파트너 박지찬에게 헨리가 말한다. “정식적인 공연 말고 이렇게 프리하게 하는 거 재밌지?” 가수이자 방송인 헨리의 유튜브 콘텐츠 시리즈인 <헨리 뭐 했니>(Henry more Henry)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가진 어린이들과 헨리가 만나 공연하는 ‘같이 헨리’다. 막 초등학교를 졸업했다는 송시현은 떡볶이집에서 화려한 기타 연주를 마친 뒤 초등학교 담장 옆 길바닥에 헨리와 나란히 앉아 또래 청중들의 신청곡을 받고, 삑삑 소리나는 곰돌이가 붙은 상의를 입고 온 9살 바이올리니스트 설요은은 꼼꼼히 악기를 조율하며 헨리와 ‘절대음감 테스트’ 놀이를 한다.

새 콘텐츠를 고민하는 헨리에게 “초등학생들이 너를 되게 좋아해”라는 아이디어를 주었던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의 말대로, 헨리는 어린이들과 눈높이를 맞춰 친해지는 재능을 가진 어른이다. 2학년 춤꾼 조우준에게는 “너 사람이야, 기계야?”라고 크게 감탄하며 자신감을 북돋아주고, 송시현에게는 “너 좀 잘한다? 근데 나도 악기 하는 거 알지?”라며 짐짓 승부욕을 드러내 살짝 도발하는 식으로 나이의 거리를 좁힌다. 공연이 시작되면 이들이 무대의 주인임을 느낄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멘트를 유도하는 것도 헨리만의 방식이다. <La Campanella> <Zigeunerweisen> 같은 난곡을 능수능란하게 연주하면서도 청중을 향해 ‘말’하는 것에는 익숙하지 않은 설요은에게 “삼촌이 되게 부끄러워해서 말을 못해. 한번만 도와줄 수 있어?”라고 설득해 다음 곡을 소개하도록 만드는 순간의 따뜻한 공기는 소중하게 느껴진다. 코로나19의 영향 때문인지 초반 같은 형태의 버스킹은 볼 수 없지만, 헨리가 어린 예술가들을 만나 계속 말해주면 좋겠다. “음악은 재밌게 하는 거야. 즐겁게!”

VIEWPOINT

환장, 아니 환상의 컬래버레이션

‘같이 헨리’ 4탄의 주인공은 랩하는 10살 어린이 펭귄, 펭수다. 요구르트로 건배하고‘우리는 우주에서 지구로 떨어진 천재들’이라며 의기투합한 둘은 ‘헨X펭’이냐, ‘펭X헨’이냐를 정할 때 외엔 죽이 척척 맞는다. (나이순으로 하자는 헨리에게 펭수가 일갈한다. “꼰대야?”) 요구사항을‘하나’ 말하겠다더니 “신나고 웅장하고 느낌 있고 재즈 얹고 오케스트라 느낌”으로 음악 만들어달라는 까다로운 고객 펭수의 취향에 기가 막히게 맞춰주는 헨리와 펭수의 진짜 오케스트라 협연 과정은 유튜브 <자이언트 펭TV>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