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iew]
<빙그레TV>, ‘빙그레 메이커’, 그저 웃지요
2020-09-15
글 : 최지은 (작가 <괜찮지 않습니다>)

아니, 요즘 세상에 누가 감히 “업무보GO 끝났으면 업무보STOP!”처럼 썰렁한 농담을 하나? 지난 8월 18일, 유튜브 <빙그레TV>에 “[!충격!] 빙그레우스가 무릎 꿇은 이유?”라는 영상이 공개되었을 때만 해도 세간의 반응은 냉랭했다. “이건 빙그레우스의 목을 쳐야 한다”, “저건 반란이 일어나도 할 말 없다”라는 댓글이 우세했을 정도다. 물의를 빚은 인물은 빙그레 나라의 후계자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반년 전 빙그레 인스타그램에 셀카와 함께 등장해 주로 신제품 홍보를 담당해왔다.

빙그레우스를 재판정에 세운 것은 그의 오랜 숙적이자 1974년부터 빙그레 나라에서 봉직해 온 투게더리고리 경으로, 고소장에 따르면 평소 분위기를 꽝꽝 얼리는 농담을 일삼던 빙그레우스가 “왕실 직위를 무분별하게 남용하여 1차, 2차, 3차에 이르는 농담을 설명하는 등 듣는 이들의 심적 고통을 유발”했다고 한다. 결국 6개월 농담 금지형을 받을 위기에 처한 빙그레우스는 1주일 뒤, ‘빙그레 메이커’라는 노래를 통해 자신을 변론하며 전세를 뒤집는다. 앞서의 경박한 웃음과 달리 “빙그레 메이커 웃음을 만드는/ 빙그레 메이커 두려움 따윈 없는/ 한번이라도 그댈 웃게 하기 위해/ 천번의 만번의 시도를 하는 자들”이라는 노래는 “너무하시오! 난 배추하겠소”의 죄도 사해줄 만큼 힘차고 감미롭기 때문이다. 게다가 빙그레우스로 인해 얼어붙었던 바나나맛 우유가 해동되어 “빙그레 메이커/ 적막과 민망함을 감수하고 그저 세상이 웃기를 바라는 자들”이라는 대목을 함께 부르는 클라이맥스에 이르면 왠지 벅차오르는 감정으로 합창을 시작하게 된다. 그래서 웃을 일이라곤 도통 없는 요즘, ‘빙그레 메이커’와 “웃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한결 나아질 때가 있소”라는 빙그레우스의 말 덕분에 몇번 더 웃었다. 참고로 ‘빙그레’의 사전적 의미는 “입을 약간 벌리고 소리 없이 부드럽게 웃는 모양”이라고 한다(이 원고는 내 돈 내고 내가 산 비비빅을 먹으면서 작성하였습니다).

VIEWPOINT

빙그레우스의 TMI

냉정히 보면 자뻑과 주접, 좋게 말하면 자기애와 애국심이 강한 성격으로 바나나맛 우유 모양관과 빵또아 바지 차림에 한손에는 투게더, 다른 손에는 꽃게랑과 메로나로 장식된 홀을 들고 다닌다. 신제품 홍보와 추종하는 자(Follower)관리 업무 외에도 장에서 생존에 성공한 닥터캡슐 출신 유산균을 격려하거나 명마 엔초 잘 팔리리를 타고 순찰을 다니는 등 은근히 바쁘다. 어버이날엔 부왕에게 요플레 뚜껑, 뽕따 꽁지, 슈퍼콘 끝부분을 모아 선물할 만큼 효심도 깊다. 그러나 최근 후계구도에서 옹떼 메로나 부르쟝 공작이 급부상하며 예민해져 있다는 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