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과 관이 힘을 합쳐 다양성영화의 개봉을 돕는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이하 경콘진)은 CGV·KT와 업무협약을 맺고 전국 CGV 30개관에서 다양성영화를 상영하고, 일주일 뒤 KT의 IPTV인 olleh tv에 상위 노출해 관객을 만나도록 하는 ‘2021년 경기인디시네마 CGV·KT 상영 연계지원’을 시작했다. 지원 대상은 제작비 10억원 이하의 장편 다양성영화로, 경콘진이 편당 1천만원(CGV 500만원, KT 500만원) 상당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CGV·KT는 플랫폼과 광고 현물 지원을 맡는다.
“선정작이 잘되려면 독점이 아니어야 한다”(최융)는 마음으로 양사는 CGV 단독 개봉, olleh tv 독점 공개 조건 없이 선정작을 밀어주기로 합의했다. 이제 막 7월 공모전 접수를 마감하고 8월과 9월에 공개할 4편의 작품 선정에 여념이 없는 김산 경콘진 방송영상산업팀 팀장, 이원재 CGV 스크린콘텐츠팀 부장, 최융 KT 미디어플랫폼사업부문 대리를 만나 심사 기준과 다양성영화의 가치에 관해 물었다. 공모전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8월 공모에서는 10월 개봉작 2편 내외, 11월 개봉작 2편 내외를 추가로 선정한다.
-지난 7월 14일, 7월 공모를 마감했다. 최종 선정작은 어떤 과정을 거쳐 뽑나.
김산 작품성 50점, 지원 적합성 45점, 경기도 가산점 5점 등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심사한다. 우리는 작품만 놓고 심사한다. 완성된 작품을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면접 전형은 없다. 심사위원은 경콘진 1인, KT 1인, CGV 1인으로 구성돼 있다. KT와 CGV에서 콘텐츠 수급을 담당하는 분들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본인 손으로 선정작을 뽑으면 이들이 더욱 애정을 갖고 프로모션에 임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양사는 콘텐츠를 판단하는 각각의 기준이 있을 것이다. 경콘진은 상업적인 기준은 배제하고 공공 차원에서 심사할 계획이다.
이원재 CGV에서는 안현주 편성팀 과장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그렇다고 개인 취향으로만 점수를 매기는 게 아니라 편성팀 3명이 함께 영화를 본 뒤 토론을 거쳐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고, 안 과장은 CGV를 대표해 그 결과를 심사에 가져갈 것이다. CGV는 상업영화는 물론 다양성영화 사업을 오랫동안 해온 극장으로 다양성영화를 심사하지만 그 속에 숨은 대중적인 요소도 볼 것이다.
최융 olleh tv에서 영화 관련 공공기관과 영상위원회 지원작들을 수급하고, 대학 영화과 졸업작품이나 부산국제영화제 출품작들을 오랫동안 수급해왔다. 이런 이력을 바탕으로 경기인디시네마 상영 연계지원의 심사위원 1인으로 참여하게 됐다.
-경기인디시네마 CGV·KT 상영 연계지원작은 언제부터 CGV와 olleh tv에서 만닐 수 있나.
이원재 이르면 8월 중, 혹은 9월에 공개될 수도 있다. 극장에서 8월에 공개하고 싶어도, 선정작의 배급사측에서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조율이 필요하다.
김산 olleh tv에서는 극장 개봉 후 일주일 홀드백 기간을 두고 공개한다. 영화의 수익은 극장 수입이 중요하므로 선정작에 극장 개봉 기회를 주고 일정한 홀드백 기간을 둬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최융 선정작은 ‘olleh tv 초이스’에 공개한다. olleh tv 초이스는 미개봉 영화나 동시개봉 영화를 선정해서 시청자에게 크게 노출하는 섹션이다. 모든 영화인이 영화를 만들 때 극장 개봉을 목표로 하므로 olleh tv 초이스에서 서비스하더라도 극장 개봉을 먼저 하고, 그다음 최대한 빨리 olleh tv에서 서비스할 수 있도록 일주일 홀드백 기간을 두기로 합의했다.
김산 그러면서도 선정작에 CGV와 olleh tv에서 단독 개봉하거나 독점 공개하는 조건을 붙이지 않게 양사가 양보했다.
최융 선정작이 잘되려면 독점이 아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CGV에서는 선정작을 전국 30개 상영관(경기 11, 서울 8, 타지역 11)에 편성할 계획을 세웠다. 어떤 기준으로 지역을 배분했나.
이원재 우선 아트하우스 상영관이 있는 곳 위주로 골랐다. 아트하우스가 없는 지역 중에서는 인구수가 많은 광역시에 위치한 극장으로 선정했고, 경기도는 광역시가 아니더라도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에 일부 선정했다. 내부적으로 통계를 돌려 다양성영화를 보는 관객이 한명이라도 더 많은 극장을 택했다. 극장간 거리도 염두에 두고 고르게 안배했다.
-각사에서 상영뿐 아니라 프로모션도 적극적으로 하는데.
최융 olleh tv에서 경기인디시네마 작품을 사실상 무료로 볼 수 있다. 먼저 결제한 뒤 작품을 보고 나면 페이백 응모창이 뜬다. 이를 통해 구매액의 100%를 TV쿠폰으로 되돌려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최소 일주일간 경기인디시네마 선정작을 olleh tv 홍보 프로그램에서 소개하고 예고편을 틀 계획이다.
이원재 CGV도 경기인디시네마 선정작을 감상할 수 있는 서프라이즈 쿠폰을 선착순으로 1천장 풀 예정이다. 아트하우스관은 물론 일반관에서도 선정작의 예고편을 노출한다.
-마지막으로, 3사가 생각하는 다양성영화의 가치란 무엇인가.
최융 세계 시장을 봐도, 자국 콘텐츠가 강하지 않은 나라에서 자국 플랫폼이 강한 경우를 찾기 어렵다. 기업은 신제품을 개발하고 성장하기 위해 R&D에 투자한다. olleh tv, 시즌과 같은 플랫폼에서 한국 다양성영화는 R&D 같은 역할을 한다. 결국 콘텐츠가 강해야 플랫폼도 성장한다. 다양성영화는 플랫폼 경쟁력의 일부이고 KT는 그 성장 가능성에 투자하는 것이다.
김산 기본적으로 산업 육성의 근간은 그 분야의 일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을 만드는 것이다. ‘영화쟁이들’을 만들기 위한 시발점이 다양성영화다. 다양성영화가 육성돼야 산업 전체에 경쟁력이 생긴다.
이원재 CGV에서는 2004년 국내 멀티플렉스 영화관 최초로 인디영화관을 만들어 독립영화를 상영했고, 이는 CGV 무비꼴라쥬와 아트하우스로 이어졌다. CGV가 이같은 사업을 펼친 지 15년이 넘었다. 독립영화인들이 등장하고 성장해서 한국영화의 리더가 되면 그들을 바라보는 후세대가 또 성장한다. 이런 장을 CGV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