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TURE STAGE] 뮤지컬 <베르테르> 25주년 공연
한 눈에 보는 AI 요약
뮤지컬 <베르테르>가 초연 25주년을 맞아 다시 무대에 오른다. 괴테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고전적인 연출과 음악으로 한국 뮤지컬계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2013년 제목을 간소화한 이후에도 시적인 대사와 느린 호흡을 유지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이번 공연은 1월 17일부터 3월 16일까지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한해 한 뮤지컬 전용극장에 신작 서너편이 걸리고, 세계 초연 이후 가장 먼저 공연의 라이선스가 수입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호시절에 건네는 작은 불평 하나. 화제의 뮤지컬 신작을 어느 국가보다 빠르게 볼 수 있는 만큼 ‘고전’을 접할 기회 또한 희귀해진다. 지난해 에디 레드메인제시 버클리를 기용해 토니상 베스트 뮤지컬 리바이벌상 후보까지 오른 <카바레>나(신시컴퍼니 듣고 있나요?) 무대예술의 정수는 고수하되 젠더프리 캐스팅 등 현대적 터치를 거듭 가미해 전 세대의 관객이 흔쾌히 즐길 수 있게 된 두 ‘스티븐’의 작품, 손드하임의 <컴퍼니>나 슈워츠의 <피핀> 등(에스앤코 보고 있나요?)은 한국에서 볼 기회가 적다.

고선웅 작가가 극본을 쓰고 정민선 작곡가가 넘버를 지은 <베르테르>가 초연 25주년을 맞았다. <베르테르> 역시 고전의 반열에 오른, 고상하고 고풍스러운 한국 뮤지컬이다. 원텍스트인 괴테의 소설이 고전이어서는 아니다. 이 작품엔 모처럼 오버추어로 작품의 막을 여는 정중한 구성이 있다. 장면 전환의 표지 이상으로 앙상블을 기능시키지 않는 최근 몇 한국 뮤지컬과 달리 <베르테르>는 보란 듯이 앙상블을 그리스비극의 코러스처럼 활용하거나 <마이 페어 레이디> 속 유명한 승마 장면과 같이 육체로 정적의 밀도를 채우도록 연출한다. 당초 원텍스트와 제목이 같았던 이 작품은 2013년 ‘젊은’과 ‘-의 슬픔’을 뺀 <베르테르>가 되어 무대에 새로 올랐다. 그리고 12년이 흘렀다. 제목의 교체와 공연장 안팎의 변화에도 <베르테르>는 여전히 느린 호흡과 시적 방백을 유지한다. 어쩌면 <베르테르>는 고전의 낭만을 고수하기 때문에 역으로 평생 ‘젊은’ 작품이 될지도 모른다. 또 고전이 될 운명을 타고났으니 슬플 수밖에 없다.

기간 1월17일~3월16일 장소 디큐브 링크아트센터 시간 화~금 오후 7시30분, 주말 및 공휴일 오후 2시·7시30분, 월 공연 없음 등급 8세이상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