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검색영화라는 진로를 선택하기에 앞서 ~
<193기 독립영화워크숍 입문과정>을 마치면서 (윤O준)
영화뿐만 아니라 어떤 분야든 재능의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전제해야할 점은 시간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에 있어서 시간투자란 비교적 젊었을때 시행착오를 거듭 겪으며 스스로의 오류와 과오를 줄여나가고, 훗날 더 큰 규모의 제작비와 인원을 운용할 것을 대비하는 일련의 과정일 것입니다.
그런고로 독립영화워크숍이 추구하는 '공동 작업'의 가치와 의의가 제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경험한 결과 그 이상으로 의미가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193기 총 10명의 참여회원들은 살아온 환경이나 봐온 영화가 다른 만큼 그야말로 서로 낯선 이들이었습니다. 학교 혹은 직장이었다면 단 한 마디도 안 섞었을 수도 있는 사람들조차 워크숍의 빠른 진행 방식으로 인해 시작한지 막 2주가 되었을때쯤 1차 실습을 위해 말문을 터야했습니다. 하나의 기획, 하나의 트리트먼트를 가지고 5명이 머리를 맞대며 의견을 주고받을 때부터 이미 형용할 수 없는 변화가 시작된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영화는 혼자 만들 수 없고, 협업의 산물이지만 프로의 세계에서는 각자가 맡은 역할에 충실히 임하고 타역할군과 유연한 소통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독립영화워크숍은 항상 강조하는 것처럼 결과물의 수준을 신경쓰기 보다 과정에서 겪는 비합리적 모순과 맞서 싸웁니다. 하나의 시나리오를 두고 세 명의 연출이 붙는 순간 이야기는 하나로 수렴하기보다 파편화되기 십상입니다.
현실적 여건으로 인해 자신이 공들여 구상한 씬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기고, 의견이 통하지 않는 팀원과 언쟁을 하기도 합니다. 사실은 싸우고 있는 두 사람 모두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실습이 끝나면 어떻게, 왜 싸웠는지 돌이켜보고, 숙고하게 됩니다.
두 팀으로 나누어지다 보니 스스로를 성찰하고 자기 객관화를 하기보다 다른 팀이 잘 안 풀리는 모습을 보며 안주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타인이 싸우는 모습을 보고 나는 싸우지 말아야지, 하고 논쟁의 여지 자체를 없애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워크숍을 하면서 느낀 점은 적어도 영화를 가지고 싸울 걱정 때문에 의견을 내지 않는 것보다는, 충분히 의견을 낸 뒤 발생하는 갈등을 잘 해소하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실습 작업을 진행한다고는 하지만 사람마다 성향이 다 다르고, 자기 주장이 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이 만나면 작업의 방향이 어느 한쪽으로 쏠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반대로 아무도 의견을 내지 않고 방임하면 상대적으로 열심히 참여하는 사람이 힘이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독립영화워크숍의 시스템 중 하나인 강의(실습) 평가 의무 게시가 탁월하다고 생각이 드는데, 열심히 참여한 만큼 보상을 받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 보상은 결코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 영화일을 한다는 전제 하에 열심히 참여한 몫이 그대로 자양분이 되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의견입니다.
이전 기수 참여회원들의 수료 보고서나 동기들과의 대화에서 느낀 점은 꽤 많은 참여회원들이 영화라는 진로를 선택하기에 앞서 독립영화워크숍을 고민의 기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의 경우 워크숍을 하기 이전부터 영화 연출을 하고 싶다는 목표가 뚜렷했기에 지난 3개월의 워크숍 기간이 기로라기 보다 과정의 일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고무적인 것은 워크숍의 전 과정과 그동안 만난 인연들이 영화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도전 의식의 재확인을 일깨워줬던 것입니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독립영화워크숍이지만, 실수투성이인 실습 작품을 차마 다시 보기는 힘들겠지만, 우여곡절 끝에 결국 완성했다는 아주 작은 뿌듯함이 마음속에 결과로써 자리 잡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지난 독립영화워크숍 공동작업 입문과정으로 참여 회원 개인이 제출한 수료보고서 185쪽에서 공동작업에 관한 퍼온 글의 일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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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월) 10시 개강, 독립영화워크숍(공동작업 입문과정)으로 참여 회원 모집
< 10월 26일(화) 19시 / 공개설명회 및 단체 면담으로 의무적 참석 이전에 https://inde1990.modoo.at
상단에서 4번째 있는 →지역영화교육허브센터 접속 →독립영화워크숍 입문 설명회 게시판에서 참석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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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런 것이 영화라면 계속 해보고 싶다.
<193기 독립영화워크숍 입문과정>을 마치면서 (민O성)
어느 날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항상 고민이 많아, 고민만 하다가 지쳐서 시도조차 해보지 않은 채 살았다. 문득 영화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또 고민하기가 싫어 이리저리 인터넷을 뒤지다 설명회 전날 공고를 발견했고, 참여 신청을 했다. 가독성이 떨어지는 공지글 속에서도 고집스럽게 강조되는 ‘공동작업’이라는 모토가 뭔가 무식하면서도 믿음이 갔다.
운 좋게 모인 10명과 함께한 13주의 기간은 영화 작업의 전반을 몰입해서 경험하는 것과 더불어 작업과정에서 필연적인 ‘소통’에 집중하는 시간이었다. 어색한 분위기의 산행에서부터 조금씩 친해진 10명과 정신없이 1차실습, 2차실습을 휘몰아치고 나니, 남는 것은 어딘가 떨떠름한 영화 2편과 잊지 못할 경험인 것 같다. 영화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하고, 생각하고, 이를 만들어 보는 짧지만 강렬한 시간이었다.
너무나도 행운스럽게도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안타깝게도 한 명은 개인 사정으로 함께 수료까지 이르지 못했지만, 짧은 기간동안 10명 모두와 상상치도 못했었던 경험을 했고, 그 과정에서 계속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다시 보이는 기분이었다. 나의 부족함이 보다 명확히 보여서 역으로 내가 나아갈 방향도 보인 것 같다. 어제의 나보다 조금은 더 나은 내가 되려 노력은 했는데, 큰 변화까지는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분명 이 사람들을 만나서 그 전의 나보다는 나아지지 않았나 싶다.
재미있었다. 분명 많이 힘들고 압박감도 컸는데, 촬영장에서 이상하게 자꾸 웃음이 났다. 집에 돌아오면 피곤이 몰려와도 촬영장에서는 힘이 남아돌아 무적이 된 기분이었다. 많은 사람들과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영화 제작의 과정이 필연적으로 많은 충돌과 에너지 소모를 가져오지만, 역으로 사람들에게서 에너지를 받는 묘한 과정임을 깨달은 것 같다.
여전히 난 고민이 많다. 호기심이 많아 자꾸 다른 곳에도 눈이 간다. 그래도 이런 것이 영화라면 계속 해보고 싶다.
□ 지난 독립영화워크숍 공동작업 입문과정으로 참여 회원 개인이 제출한 수료보고서 185쪽에서 공동작업에 관한 퍼온 글의 일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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