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이 세상은 절망적 텍스트일 뿐이라고 얘기하는 27세의 강민주는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1주일에 한 번 여성문제 상담소에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자신있게 살아가는 미혼 여성이다. 그녀는 유형, 무형의 폭력에 시달리는 많은 여성들을 접하면서 야만적인 남성들 일반에 분노를 느끼고 성폭력의 역사와 제도에 대한 상징적인 복수를 하기로 결심한다. 강민주는 그녀의 복수 대상자를 당대 최고의 남자배우 백승하로 정하고 자신을 주인처럼 따르는 심복 황남기에게 납치계획을 실행시킨다. 백승하는 여성들로 하여금 남자에 대한 환상에 빠지게 한 죄를 저지른 상징적 인물이기 때문이다. 주도 면밀한 계획에 의해 강민주는 백승하를 납치해 자신의 아파트에서 사육하기 시작하는데, 거듭되는 린치와 토론, 그리고 언론을 이용한 남성 중심 사회를 향해 강민주는 선전포고를 한다. 이 영화는 양귀자의 베스트셀러 동명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다. 소설은 문학비평계에서 페미니즘 논쟁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