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검색
검은 밤 (2004)
15세이상관람가
94분 드라마, 미스터리
초현실주의적 배경과 미스터리한 사건들은 우리에게 데이빗 린치를 떠올리게 한다. 주인공 오스카는 과학박물관의 관리자이며 곤충에 심취해 있는 사람이다. 영화는 항상 어둡다. 끝없는 밤이 계속되고 해는 단지 정오 전 15초 동안만 우울하게 빛을 발산할 뿐이다. 오스카가 앉아 있고 다른 사람이 기계를 이용해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기억을 더듬고 있는 것이다. 기억 속에는 한 소년과 소녀가 있고, 소년은 소녀의 머리카락을 잘라 조가비 속에 넣는다. 남자의 첫 장면에 나오는 기억 조각들은 영화 전체에 걸쳐 단편적으로 조금씩 이어지고 있다. 오스카가 어느 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 보니 박물관 카운터에서 일하고 있던 흑인 여자가 자신의 침대 위에 누워 있다. 뭐라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조금씩 지껄인다. 다음 날 여자를 돕기 위해 박물관으로 가지만 그녀의 병을 낫게 할 수는 없을 거라는 말만 듣는다. 그녀는 마치 자신의 생을 마감하러 온듯하다. 남자의 집 벽에는 조금만 사물함이 있다. 남자는 사물함을 통해 오래된 필름을 본다. 필름 속에는 소년과 가면을 쓴 소녀가 보이지만 소녀가 가면을 벗는 찰나 끊어져버린다. 그리고 흑인 여자 옆에 살며시 누워 있던 남자는 나중에 나체로 누워 있는 자신을 보게 되고 옆에 있던 흑인 여자의 배가 불러 있는 것을 본다. 어느 날 흑인 여자는 권총으로 자살을 하게 되고 남자는 흑인 여자의 시체를 마치 번데기인양 만들어 속을 가른다. 속에는 흑인 여자 대신 첫 장면에 잠시 나왔던 백인 여자가 나온다. 또한 끊어져 버린 필름을 다시 보자 그 안에는 소년과 가면을 쓴 어린아이가 나오고 가면 속에는 백인 소녀가 아닌 흑인 소녀의 얼굴을 보게 된다. 영화는 오스카의 무의식 세계와 현실 세계를 오가며 잔잔한 음악과 더불어 우리를 기억속의 세계로 안내한다.
줄거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