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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가시 (1990)
115분 드라마
오구리 고헤이의 세 번째 작품인 <죽음의 가시>는 오구리의 <결혼의 정경>과도 같은 영화다.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듯 보이는 부부를 보여준다. 이렇게 오기까지는 그들 사이에 꽤 많은 사연이 작동했을 것만 같지만 불친절하기 짝이 없는 영화는 영화 이전의 이야기들을 상세하게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없어 보인다. 대신 아마도 남편에게 생긴 다른 여자 때문에 발작적인 흥분 상태에 빠져드는 여자 미호와 그녀의 행동에 어떻게든 대처를 해야 하는 남편 도시오의 관계를 집요하게 보여준다. 그 집요함 속에서 영화는 흔히 정상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사람과 그에 ‘대답’해야 하는 남편의 이야기가 또 다른 우아한 사랑 이야기임을 천천히 드러나게 한다. 게다가 엄숙한 양식화를 이룬 화면은 그 이야기를 결국에 세속을 넘어선 것으로까지 올려놓는다. 억눌림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죽음의 가시>는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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