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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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지 (1964)
90분 드라마
삶의 방식 혹은 목표로서의 욕망을 자주 다뤘다는 점에서 마스무라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품에 관심을 가진 것은 자연스런 일처럼 보인다. <만지>는 <문신>(1966), <치인의 사랑>(1967)과 함께 다니자키의 원작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로 마스무라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제목으로 쓰인 ‘卍’의 모양이 암시하듯이 영화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면서도 한데 엮일 수밖에 없는 네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다. 변호사의 아내인 소노코는 취미 삼아 다니던 미술학교에서 미츠코라는 젊은 여성을 만나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이 둘의 관계에 미츠코의 애인이 개입하고 나중에는 소노코의 남편마저 미츠코와 관계를 맺게 되면서 이들 사이에는 복잡한 정열의 미로가 만들어진다. <만지>는 소노코와 미츠코 둘로 시작된 관계의 망이 사태의 전개에 따라 둘 혹은 셋의 관계로 변형을 겪는 과정을 무리없이 매만지는 마스무라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다. 뒤에 릴리아나 카바니가 동일 원작을 가지고 <베를린 어페어>(1985)라는 영화를 만든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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