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드 넘버 원 (2006)
|100분|드라마
블레드 넘버 원
새로운 발견이라고 할 만한 영화들 중에서 시대적인 맥락이 가장 잘 드러나는 영화는 <블레드 넘버 원>이다. 알제리계 프랑스 감독 라바 아뫼르-자이메쉬는 프랑스에서 범죄를 저지른 알제리 청년 카멜을 주인공으로 두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그 첫 번째 영화 <웨쉬, 웨쉬>는 프랑스가, 두 번째 <블레드 넘버 원>은 알제리가 배경이다. “카멜은 이중처벌의 희생양이다. 그는 프랑스 감옥에 수감됐지만 복역 기간이 끝나고 알제리로 추방당한다. 그러므로 영화도 두편이어야만 했다.” 그러나 포커스는 다른 곳에 맞추어져 있어서, <블레드 넘버 원>은 프랑스와 알제리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추방자의 나날과 변화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알제리의 현재에 관한 영화가 되었다. 알제리에 돌아온 카멜은 사촌 집에 머물지만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한다. 친정에 돌아온 사촌 여동생 루이자가 가족에게 수치를 안겨다주었다며 얻어맞자 카멜은 사촌과 싸움을 벌이고 이방인으로 못박힌다. 루이자는 여자가 노래하는 것을 금지하는 이슬람 규율을 견디지 못해 정신병원에 들어가고 만다. <블레드 넘버 원>은 사회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알제리의 초현실적인 영혼을 차용하여 여러 개의 이질적인 덩어리가 뒤엉켜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카멜의 고향이지만, 혼돈의 땅이 되어버린 알제리. <블레드 넘버 원>은 형식과 내용 모두에서 그 상실감을 꿈처럼 전해주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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