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명원 (2005)
|90분|다큐멘터리
원명원
원명원은 우리에게 자금성만큼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중국 청대의 번영기가 한눈에 드러나는 정치의 중심지이자 중국 고대 도서와 문물의 보고였으며 중국 전통 문화와 서양 문화가 혼합된 건축양식과 각양각색의 원림들이 전시돼 있는 일종의 박물관 같은 곳이다. 다큐멘터리 <원명원>은 그 창건부터 폐허로 남기까지의 과정을 그리면서 그 속에서 펼쳐진 청왕조의 생활상과 황제들의 정치이념 그리고 청왕조의 몰락 배경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은 올해 10월 중국 전역 극장에서 개봉돼 인민폐 1천만위안이라는, 다큐멘터리로서는 기대 이상의 극장 수익을 거두며 중국 영화시장에 다큐멘터리 장르의 진입 가능성을 낙관하게 만든 작품이다. 영화는 황실 화가로 와 있던 프랑스 랑스닝이라는 화가가 바라본 청대 최고 번영기를 다룬 앞부분과, 영국군을 따라 들어온 영국 선교사가 원명원의 파괴와 청조 몰락과정을 바라본 후반부로 나뉜다. 이들의 증언과 더불어 황제들의 생활모습과 역사적 사건을 재연하며 드라마적인 요소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시도는 기존의 다큐멘터리 기법을 극복해보려는 제작팀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또한 철저한 고증과 뛰어난 컴퓨터그래픽 기술 덕에 온전한 자기 모습을 복원한 원명원의 웅장한 면모는 관객에게 충분한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모란꽃 활짝 핀 원명원, 황실미술관인 ‘여의관’, 중국 강남의 자연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갖가지 화원, 동해의 용궁을 옮겨왔다는 ‘방호승경’,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의 것을 본뜬 화려한 분수, 로마식 기둥과 바로크식 아치가 어우러진 고대 건축물 등 원명원의 장관을 이루는 모든 건축물과 정경들은 그대로 영화 속에서 되살아난다. 원명원 안의 건축물들이 보여주듯이, 서구의 문화까지도 황실의 정원 안으로 가져올 수 있다는 중화사상에 가득 찬 청조의 황제들은, 그러나 세계 역사가 근대화로 나아가는 격동의 시기를 알아차리지 못한 탓에 서구 열강의 침략을 무방비 상태에서 맞게 되고 마지막 제국은 운명을 다하게 된다. 아편전쟁 뒤 1860년과 1900년 두 차례에 걸쳐 영국군과 프랑스군에 치명적인 침탈을 당한 원명원은 오늘날 그 본래 모습의 2%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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