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10세인 라우타로는 멕시코 게레로주의 작은 농촌마을에 살고 있다. 그곳에서는 대지주와 농민간의 주종관계가 여전히 존속한다. 부모를 여읜 후 어린 동생들을 뒤로 한 채 고향을 떠난다. 고모들 집에 얹혀 살던 중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야겠다고 결심한다. 멕시코의 토속적인 풍경 속에서 중남미 영화 특유의 판타지를 느낄 수 있는 영화. 시골마을들을 배경으로 삼음으로써 농민들의 삶과 전통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주인공 소년의 눈에 보이는 환상들은 영화에 독특한 분위기를 더해주는 동시에 죽음과 죽은 자들에 대한 중남미적 시선을 반영한다. 죽음과 삶은 공존하는 것이며, 혼령들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삶의 동반자라는 것. 제목 당나귀는 농민을 대변하는 것으로 농민들의 저항은 이 영화 근저에 깔린 주된 주제다. 영화 후반 주인공의 귀향 여정에서 이루어지는 판타지와 저항의 조우는 감동적이다. 중남미를 대표하는 과달라하라영화제 감독상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