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18세기 포르토를 배경으로 귀족 가문의 두 연인 시마오와 테레사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다룬 걸작. 유럽 예술영화사의 이정표로‘ 좌절된 사랑’ 4부작의 세 번째 영화다. 인물들의 관계와 그들간의 기류를 보여주는 카메라의 움직임 및 줌 사용이 돋보이며, 감독의 최신작들에서 반복되는 창문을 통한 시선의 교류를 30여 년 전의 이 영화에서 발견하는 기쁨 또한 맛볼 수 있다. 배우들의 절제된 연기와 양식화된 대화로 정물화를 연상시키는 정적인 쇼트들, 지속적인 내레이션의 사용, 서신교환이라는 장치는 모더니즘보다는 전통 예술에 대한 참조를 선호했던 거장의 문학적 취향을 반영한다. (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