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검색
애 (1999)
전체 관람가
103분 드라마
확실히 이두용 감독에게는 전작 <장남>처럼 이 땅의 사라지는 전통을 애통해하는 강렬함이 있다. 그렇다고 교훈적인 것은 아니다. 40년을 함께 한 70대의 노부부는 아들의 부도로 생활고의 위기를 겪게 되는데, 그러나 말년의 위기는 그들에게 40년간 지켜온 것을 새삼 일깨워준다. 그것이 "애"이다. 이야기는 간단하지만 노부부의 섬세한 심리묘사는 탁월하다. 그들의 오랜 사랑처럼 관객 역시 그들의 운명에 서서히 젖어들게 되는 것이다. 물론 신파적인 구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세월을 쌓아온 노장의 시선은 결점을 메우고도 남음이 있다. 한때 영화계를 주름잡았던 남궁원의 연기도 뛰어나다. 올 부산국제영화제에는 이두용을 비롯하여, 김수용, 조문진과 같은 원로 감독들의 재등장을 주목할 만한데, 이들의 복고적인 분위기도 공통점. 그중 <애>
는 전통을 고수하고자 하는 이들의 대변자이자 메마른 사회에 대한 비판서이다. / 씨네21 221
남자는 67세였고 여자는 62세였다. 두 사람은 부부였고 고난에 찬 한 많은 40년을 함께 살아왔다. 슬하에 1남2녀를 열심히 키우고 가르쳐 성가시켰지만 자식하나는 죽고, 하나는 부모를 버린채 이민가고, 하나는 가출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한번도 자식을 원망한 적이 없었다. 남자는 원스타장군으로서 평생을 군인으로 조국에 봉사했지만 정치군인에 희생되어 생존권을 박탈당하고 말년을 비참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 노부부의 유일한 보금자리인 달동네의 집마저 가출한 아들의 부도로 차압딱지가 붙어 떠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돈이 없어 따로따로 흩어져 비극적인 생이별을 같이 아파하며 양로원에 들어가게 되었다. 낯설은 양로원에서도 따뜻한 편지를 오가면서 평생 느꼈던 정이외에 새로운 정으로 기뻐하던 두 노인은 어느날 양로원 중간지점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만난다. 두 사람은 만나서 말없이 손잡고 있는것이 고작이지만 어쩌면 이번의 만남이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일주일 뒤 마지막 만남을 한번 더 하기로하고...그날 노부인이 먼저 나와 약속장소에서 기다렸지만 노인은 시간이 지나도 오지않았다. 한편 노인은...
줄거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