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19일, 82살로 타계한 이두용 감독을 지금 다시 어떻게 말할 것인가. 2024년에 뒤늦게 1970년에 데뷔한 감독의 이야기를 들추어보는 이유는 그가 흔히 고전영화 감독으로 불리며 회고되는 쟁쟁한 감독 중 누구보다도 분주하고 굴곡진 궤적을 거쳤기 때문이다. 동시에, 지난해 작고한 고 김수용 감독에 이어 들려온 그의 부음은 한국영화의 완전한 세대 단절이 머지않았음을 예감케 하기도 한다. 실질적으로 이두용의 재조명을 이끌어온 이름들이라 할 수 있는 후배 영화인들- 강우석, 이명세, 박찬욱, 오승욱, 류승완 감독, 그리고 정성일 평론가- 의 목소리를 ‘이두용을 기억하는 최후의 증인들’로 모아본 이유다. 1970년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영화가 검열되고, 양산되고, 대안을 찾고, 부흥하고, 급변하는 긴긴 세월을 오직 영화 만드는 일로써 돌파한 한 감독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이두용에 관한 끝나지 않는 질문들을 들어주시기 바란다. 언젠가 극장에서 <내시>만 다섯번 보았다고 고백한 적 있는 김영진 평론가가 <내시>와 <피막>을 중심으로 쓴 작품 비평은 이두용 영화의 스타일을 그의 작품들처럼 힘 있게 압축하고 있으며, 동시대 연구자·비평가들도 무엇을 돌아볼 것인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더했다. 한국영상자료원이 보유한 인물 사진과 작품 스틸에 더해 마지막은 <씨네21>의 사진 아카이브로 채웠다. 남아 있는 그의 영화, 그리고 안팎의 기록들은 부단히 말하고 있었다. 20세기 한국영화 감독의 험난한 역사와 그 속에서 생존한다는 것의 카리스마에 관해서.
*이어지는 기사에서 이두용 감독 특집이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