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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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사용 (2001)
134분 드라마
경영컨설팅을 해온 벵상(오렐리엔 르코엥)는 회사에서 해고당한 뒤 가족에게 그 사실을 숨긴다. 아침이면 출근하는 것처럼 차를 타고 나온 뒤 이곳저곳 헤매다 밤이 되면 시간에 맞춰 귀가하는 것이다. 얼마 뒤 그는 저개발국에 투자하는 유엔기구로 직장을 옮겼다고 가족에게 거짓말을 하고, 친구들로부터는 별도의 사설펀드를 만들 계획이라며 돈을 모은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급기야 밀수에까지 관여한다. 이런 행각의 출발점은 직장과 가정으로부터 도피하고 싶은 욕구였지만, 막상 자신이 벌려놓은 것들로부터 떠나기에는 그를 붙잡아 매온 끈들이 너무 질기다. 새로운 세계로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한 채 벵상은 거짓 세계를 만들어 그곳에서 욕구를 해소하는 것이다. 아내에게 거짓 전화를 계속 해대는 벵상에게서, 굴레가 돼버리고 만 가족의 이중적 모습이 섬뜩하게 드러난다. 영화는 주인공의 대책 없는 거짓말 행각의 이면에 직장과 가정으로부터 도피하려 하지만 또 한편에서 이전의 관성을 따르려 하는 부르주아의 심리를 중계한다. 하지만 막상 그는 제자리로 돌아와 다른 컨설팅 회사에 취직하고 영화는 거기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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