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세버그의 일기 (1995)
|97분|다큐멘터리
진 세버그의 일기
장 뤽 고다르는 “영화사는, 여자애들의 모습을 찍는 남자애들의 역사다”라고 말한 바 있다. <진 세버그의 일기>는 렌즈에 포착된 ‘여자아이들’ 가운데 특별히 불행했던 한 사례를 회상한다. 감추어진 게이의 시선으로 영화들의 의미를 들추어낸 <록 허드슨의 홈 무비>를 만들었던 감독답게 마크 라파포트는 이 영화에서도 배우 메리 베스 허트를 1979년 자살한 진 세버그의 대역으로 내세워 1인칭의 해설을 들려주고 자료화면을 조합하며 대담한 해석의 자유를 만끽한다. 정치운동 단체 ‘블랙 팬더’를 지지한 이후 그녀의 뒤를 따라붙은 FBI의 음해와 보이지 않는 고문으로 마흔살에 자살한 세버그가 살아 있다면 그럴 법한 모습으로 분장한 메리 베스 허트는, 위트와 분노를 머금은 음성으로 17살에 찍은 오토 프레민저의 <성녀 잔>부터 <에어포트>까지 세버그의 출연작과 삶을 설명한다. 한때 정치적 행동에 앞장섰고, 남편이 감독한 영화에서 창녀처럼 그려졌으며 각기 다른 식으로 힘겨운 만년의 커리어를 끌어간 세 여성으로 제인 폰다,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진 세버그를 나란히 놓은 대목도 누군가가 논문의 착상을 얻을 만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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