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1993)
청소년 관람불가|76분|다큐멘터리, 드라마
블루
영화 [블루]는 데릭 저먼의 마지막 극장 개봉작이다. 영화는 76분 동안 빈 화면의 블루 위에 나레이션만이 들리는 이상(?)야릇한 데릭 저먼의 개인적 일기 형식의 다큐멘터리다. 이 영화는 데릭 저먼의 영화들 중 가장 파격적이면서도 진실된 영화다. 유물론적으로는 빈 화면이지만, 결코 빈 화면이 아닌, 죽음을 앞둔 50대의 한 남자의, 화가이자, 작가이고 영화 감독인 한 남자의 모든 삶이 바라보인다. 우리가 알고있는 데릭 저먼, 에이즈로 죽어가는 그의 일생 앞에서 그가 표현할 수 있는 온갖 이미지와 영화적 장치를 배제하고 그는 왜 화면에 아무것도 그릴 수 없었을까.. 왜 그는 화면을 온통 블루로만 채웠을까…마지막 죽어가는 그에게 있어 블루는 어떤 의미일까..? 영화 [블루]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평범함 속의 비범한 상상력의 표현이다. 개성과 표현의 완전한 힘을 통해 평범함을 예외적으로 올려 놓는 그의 비범함. 그래서 데릭 저먼은 영화 표현 및 해석의 선구자이고, 이 영화는 절제된 마지막 색채와 이미지의 탐구자, 데릭 저먼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영화이다. 우리는 마지막 그의 영화를 화려하고 어지러운 화면(영화)이 아닌, 평온한 그의 영화 철학과 인생을 함께 공유하며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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