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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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버니 (2003)
청소년 관람불가
93분 드라마
첫 장면은 뉴햄프셔에서의 모토사이클 레이스 장면이다. 원형 경기장을 빙빙 도는 모토사이클을 아무 사건도 없이 카메라는 멀리서 따라가면서 끝날 때까지 그냥 쳐다보듯이 찍는다. 버디는 경기가 끝난 다음 그의 250cc 혼다 모토사이클을 밴 자동차에 싣고 뉴햄프셔에서 오하이오를 거쳐 일리노이, 세인트루이스를 지나 캘리포니아까지 여행할 작정이다. 길을 떠나면서 패스트푸드점 아가씨에게 “부탁이니, 제발 같이 떠나자”라고 말하지만, 그녀를 태우고 가다가 2분 만에 그녀가 화장실에 간 사이에 그냥 혼자서 길을 떠난다. 옛날 친구 데이지의 부모의 집을 찾아가기도 하지만 왜 갔는지는 알 수 없다. 때로 길거리에 서 있는 여자들을 둘러보기도 하지만, 결국 그녀들과 아무 사건도 생기지 않는다. 또는 그가 왜 캘리포니아에 가는지도 알 수 없다.
버디는 싸구려 모텔방에 앉아서 데이지가 오기를 기다린다. 카운터에 이야기해서 몇번이고 데이지에게 전화가 오면 연결해달라고 확인한다. 하지만 데이지의 전화는 오지 않는다. 지칠 무렵 카메라가 화면을 잘못 잡은 것처럼 한쪽 구석이 비어 있는데, 거기에 유령처럼 데이지가 서 있다. 그리고 둘은 오랜만에 만난 연인처럼 포옹하고 키스한다. 버디는 데이지에게 말한다. 자기를 사랑하냐고. 데이지는 대답한다. 물론이라고. 그러자 버디가 묻는다. 그런데 왜 나를 떠났냐고. 데이지가 대답한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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