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최악의 영화라니‥내 생애 최악의 1주"
올 칸 영화제 ‘최대의 스캔들’은 단연 미국 빈센트 갈로 감독과 그의 작품 <브라운 버니>다. 화가이자 오토바이 선수, 뮤지션, 작가영화의 단골배우 등 다재다능한 이 영화인은 감독 데뷔작인 <버팔로’ 66>(1998)의 성공뒤 일본 키네틱영화사로부터 전액 투자를 받아 찍은 두번째 감독작에서 주연, 촬영감독, 시나리오, 제작까지 맡았다. 하지만 칸의 공식경쟁부문으로 상영된 이후 ‘21세기 영화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같은 그도 “칸 역사 최악의 영화”라는 혹평에 주저앉고 말았다.
공식기자회견까지만 해도 그는 거침없었다. “나는 대중적 인기가 없다는 사실에 만족한다. 할리우드의 파워순위에 끼는 것 따위엔 관심없다.” 1시간30분 동안 영화는 떠난 연인에 괴로와하며 미국을 횡단하는 주인공을 그린다. 멀리 오토바이를 타고 사라졌다가 다시 앞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몇분동안이나 그대로 비추는 식이다. 클로에 셰비니와 벌인 마지막 ‘오럴 섹스’장면까지 보고나면 이 영화가 절망적인 사랑이야기로 읽혀질 만했지만, 감독의 의도와 달리 평론가들은 다음날부터 ‘융단폭격’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었다.
한 언론은 “미국을 망신시키기 위한 칸 영화제의 선택”이라 했으며, <스크린>은 4점 만점에 0.5점이라는 역대 최악 베스트 3에 해당하는 점수를 줬다. 마음의 상처를 받은 갈로는 급기야 “지난 1주일이 내 생애 최악의 한 주였다”며 “다시는 감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공개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사과를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