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견 (2000)
|0분|드라마
불견
타이완에 새로 단장한 공원이 문을 연다. 공원의 내부는 대부분 철책에 둘러 싸여있으며, 공원의 일부분만이 사람들에게 열려있다. 어느날, 손자와 공원에 나온 할머니는 화장실 문 앞에서 기다리라고 손자에게 일러두지만, 아이는 사라지고 그녀는 손자를 잃어버렸을까봐 두려움에 떨며 아이를 찾아 뛰어다닌다. 손자를 찾지 못하자, 그녀는 죽은 남편을 화장해서 모셔놓은 납골당에 가서 손자가 돌아오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같은 시간, 컴퓨터 게임에 빠져서 학교 수업을 빼먹은 십대 청소년은 공원에서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사라져버린 그의 할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가족 혹은 주위 사람의 존재의 소중한 가치를 어느날 갑자기 깨닫게 되었을때, 사람들은 자신의 삶 조차 새로운 의미로 깨닫게 된다. 부산국제영화제 소개 글(김지석). 많은 대만의 감독들이 타이페이를 암울한 도시로 묘사해 왔다. <불견> 역시 타이페이를 디스토피아로 그리는 또 한편의 영화이다. 그러나, <불견>은 복잡한 드라마보다는 손주와 할아버지를 찾는 두 사람의 간결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타이페이의 공간적 이미지를 통해 디스토피아의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손주를 잃어버린 할머니와, 연로한 할아버지를 잃어버린 청소년은 막 개장한, 그러나 아직 미완성인 공원에서 손주와 할아버지를 찾아 헤맨다. 새로 개장한 공원은 철판으로 벽을 둘러치고 있고, 그 벽은 기묘하게도 사람들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시민의 휴식공간이어야 할 공원은 미로처럼 변해버리고, 불안정한 공간으로 변해버린다. 때문에, 그들은 손주와 할아버지가 가까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만나지 못한다. 타이페이의 한 공원이 ‘단절’의 주제를 위한 거대한 세트장이 되어 버린 셈이다. 리캉생은 이러한 ‘불견(不見)’의 이야기를 통하여 대만의 깨어진 가족관계와 인간관계를 말한다. 가족의 구성원 각자가 자신만의 공간에 빠져 있으며, 그 단절된 공간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의 의미가 아니라 소통의 공간을 의미한다. 그리고, 리캉생은 주인공들이 어느날 갑자기 친숙했던 주위의 공간이 낯설게 느껴지는 경험을 하는 모습을 매우 긴 호흡으로 카메라에 담는다. 그래서, 주인공들의 당황스러움을 관객들에게 매우 사실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리캉생은 신인감독으로서는 결코 소화해내기 쉽지 않은 주제를 독창적인 스타일로 풀어내고 있으며, 이를 위해 상당한 끈기와 뚝심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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