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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루부미: 여성이 존재하지 않는 땅 (2000)
0분 범죄
요즘 인도에서 심심찮게 발생하는 여아살해가 나중에 여성의 멸종을 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한 이 영화는 여성이 거의 사라진 미래의 한 농촌 마을의 모습을 섬뜩한 시선으로 고찰한다. 남자들은 포르노, 동성애, 수간, 그리고 폭력 등으로 욕망을 배설한다. 마침내, 마을의 한 처녀는 돈에 팔려 부유한 집안의 다섯 형제와 그들의 아버지의 아내가 된다. 형제들과 아버지는 그녀를 단지 성적 노리개감으로만 여기지만 막내 아들은 그녀를 인간적으로 대우해 준다. 그러나, 그러한 그의 선의는 마침내 커다란 비극을 불러일으키는데..
부산국제영화제 소개 글. 이 작품은 지금처럼 성차별이 지속되어 여성인구가 남성인구에 비해 턱없이 적어질 경우를 가정해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인도에서 성차별의 상황은 어느 정도일까요? 최근 UNESCO의 보고에 따르면 인도에서 성적 차별 때문에 감소하는 여성인구가 무려 5,000만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여아살해, 뱃속의 아이가 여아로 판정된 경우의 낙태 등과 같은 잔혹한 살인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이를 저지하려는 인도정부의 노력은 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아살해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지참금, 즉 ‘다우리(Dowry)’때문입니다.딸이 시집갈 때 엄청난 액수의 지참금을 신랑댁에 보내야 하는 전통적인 악습 때문에 딸아이를 낳은 부모들의 여아살해가 횡행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제는 초음파 진단이라는 현대적 의학기술때문에 아예 여성태아살해라는 새로운 현상이 만연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현재 인도인구의 출생시 성비가 남아 1천명당 여아 880명정도에 불과하다는군요. 그러니까 마니쉬 자 감독이 [마트루부미 : 여성이 존재하지 않는 땅]에서 그리고 있는 미래의 인도의 끔찍한 모습이 단순한 가상만은 아닐 것이라는 짐작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여아살해를 막으려는 인도 정부의 노력은 필사적이지만 그다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데요, 심지어 남부의 몇몇 주에서는 지참금 걱정 때문에 여아를 키울수 없다면 살해하지 말고 주 정부에 넘기라는 홍보를 주민들에게 하고 있다는군요. 그 결과 주정부에 맡겨진 여아의 수가 상당하다고 합니다. 인도에서의 성차별은 이와 같은 여아살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전통과 종교를 빙자한 강간도 그 대표적 예입니다. 지난 2001년 제 6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되었던 디그비자이 싱의 [마야]가 바로 그러한 악습을 고발하고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인도의 여러 지방에서는 여자아이가 초경을 시작하면 신의 은총을 내리고 불운으로부터 아이를 지켜준다며 특정 사원의 수도승들이 부모의 동의아래 여자아이를 겁탈하는 것이지요. 그런가하면, 남편이 죽으면 부인에게 뒤따라 죽을 것을 강요하는 악습도 남아있습니다. 때로 부인들이 장작더미에 불을 놓고 분신자살(흔히 ‘사티’라고 부르는 힌두교의 악습)하는 이유가 바로 그러한 것인데요, 문제는 자발적으로 분신자살하는 여성은 거의 없다는 사실입니다. 즉, 남편의 가족들이 부인에게 약을 먹여 정신이 혼미하게 만든 다음 불타는 장작더미에 들어가게 만드는 것이지요. 1995년에 인도에서 가장 중요한 다큐멘터리 감독중의 한사람으로 손꼽히는 아난드 파트와르단(Anand Patwardhan)이 발표한 <아버지, 아들 그리고 성전>에는 그러한 ‘사티’의 끔찍한 현장이 낱낱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디그비자이 싱이나 마니쉬 자 와 같은 젊은 감독들이 주로 이러한 인도의 폐습에 강력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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