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 (1996)
|14분|단편 영화
생강
* 먹고 사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처럼 영화 속에는 삶의 리얼리티가 질곡하게 배어 있다. 생계와 가사. 그리고 아이를 기르는 일까지 도맡아 하는 아내의 모습은 한국사의 뒤안길에서 끊임없이 숨쉬고 있는 여성의 모습이다. 언제부턴가 남편과의 대화가 단절되고, 억척스럽게 변한 자신의 모습에 한탄하며 나직이 유행가를 읊조리는 아내. 출장을 떠나는 남편을 뒤로한 채 빗길 속을 아이를 둘러업고, 한손에는 우산을 들고, 억척스럽게 언덕을 오르는 모습. 절로 한숨이 나오는 생의 무게를 아내는 품안에 고스란히 감싸안는다. 이 인종의 미덕은 단순히 거부됨으로써 다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인가. 살아 숨쉬는 저 강한 향기야말로 우리에게 미덕의 참다움을 가르쳐 주는 것은 아닌지. *생계와 가사와 육아를 어깨에 짊어진 노동운동가의 아내는 거대한 피로 를 느낀다. 남편과의 의사소통은 서서히 마비되고, 밤새 이어지는 남편과동료들의 술자리는 이제 알아들을 수 없는 웅성거림일 뿐이다. 아내는 남편과 함께 운동하는 여자후배의 생활을 희미한 질시와 매혹으로 넘겨다보기도 한다다. 다시 새벽이 오고 아내는 남편과 동료들이 남긴 술상을 치 운다. 변한 세상에 지쳐 늘어져있는 남편을 보며 이제 아내는 또 밥상을 차려야 한다. 제1회 영화제에 (사로)로 본선 진출했던 정지우 감독의 작품. 익숙한 이야기체와 멜로드라마적인 음악, 화면구성과 편집이 모두 평이하지만, 자신이 발언하려고 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있으며 분명히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현실의 아픔을 허위의식없는 따뜻한 시선으로 관찰하고 있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최우수작품상에 선정된 이 영화에 대해 심사위원장 임권택 감독은 "당장 장편영화에 데뷔해도 손색없는 재능"이라고 평가했 고 문성근씨는 "노미영씨의 연기가 너무 사실적"이라고 칭찬했다. 14분간의 짧은 길이에도 인물의 성격과 구체적 상황이 선명하다는 점도 미덕. 형식은 일견 평범하나 카메라 시선의 엇갈림, 소리를 섬세하게 배치해 아내의 심리와 처지를 표현한다. 특히 거친 조명은 답답한 단절의 상태를 드러낸다. 구조적인 약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김인숙의 소 설 (당신)을 읽으면서 구체화했으며 본디 20대, 30대, 60대 여성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식으로 할 생각이었으나 결국 하나의 이야기에 겸손히 집 중했다는 것이 감독의 말. *최근 <해피엔드>로 장편영화로의 힘찬 발걸음을 내딛은 정지우 감독이 96년에 만든 단편영화로 노조위원장의 아내로 살아가는 한 여성의 구멍 뚫린 현실을 담담하고 진지하게 그렸다. 여성들의 들풀 같은 생활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 감독의 변. 제3회 서울단편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수상작. [씨네21 234호, TV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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