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다독이며 다시, 함께 살아가기 '안녕하세요'
2022-05-25
글 : 조현나

수미(김환희)는 보육원 원장의 학대 속에 자라왔고, 출신을 이유로 학교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했다. 견디다 못한 그는 삶을 지옥이라 여기며 생을 포기하기로 결심한다. 한강으로 뛰어들려는 순간, 길을 지나던 서진(유선)이 수미를 발견하고 급히 붙잡는다. 자신을 호스피스 병동의 수간호사라 소개하며 서진은 수미에게 ‘죽는 법’을 제대로 가르쳐주겠다고 말한다. 서진을 따라 늘봄 호스피스 병동을 찾은 수미의 눈앞엔 예상치 못한 풍경이 펼쳐진다. 침체되어 있을 거라는 생각과 달리 병동의 환자들은 외국어와 그림 등을 배우며 새로운 미래를 꿈꾸고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낸다. 새 식구인 자신도 사랑하고 보살피는 호스피스 병동 사람들을 보며 수미는 삶의 의미에 관해 다시금 생각한다.

차봉주 감독이 연출한 <안녕하세요>는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삶의 희망에 대해 논하는 영화다. 수미와 서진, 병동 환자 중 한명인 박 노인(이순재)이 주요 인물이지만, 영화는 다른 환자들에게도 자리를 내주며 이들의 서사를 충분히 다루고자 한다. 호스피스 병동 환자들의 서사를 모나지 않게 그려내는 배우들의 솜씨가 탁월하고, 특히 혼란스럽고 외로워하는 수미의 감정을 김환희 배우가 섬세하게 표현했다. 어릴 때부터 수미를 후원해왔으나 그 사실을 밝히지 않고 수미의 앞날을 응원하는 박 노인의 결정도 극에 따뜻함을 더한다. 다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료한 데 반해 이를 전하는 방식이 다소 도식적이다. 감동을 느낄 포인트를 명확히 지정해두고 이야기가 그리로 흐르도록 한 탓에 전개와 결말 모두 예상 가능하다는 점이 아쉽다. 그럼에도 위로를 건네는 따뜻한 가족영화를 보고 싶은 관객에겐 안전한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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