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BIFAN #3호 [프리뷰] 세키 가즈아키 감독, '지옥의 화원'
2022-07-09
글 : 이유채

<지옥의 화원> Office Royale

세키 가즈아키 | 일본 | 2021년 | 102분 | 메리 고 라운드

7.9 MM 16:30 / 7.14 SO4 19:30

학교에서 일어날 법한 패싸움이 회사에서 벌어진다는 엉뚱한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싸움의 주체는 여성 직원들이다. 이쪽에서 조용한 회사 생활이 이어질 때 저쪽에서는 떠들썩한 난투극이 벌어지는데, 그 격차에서 오는 코미디가 영화의 재미를 전적으로 책임진다. 부서 단위에서 회사 단위로 커지는 결투의 규모에 맞춰 액션 신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나 엉망진창의 활력만큼은 강해진다. 영화의 페이소스는 두명의 오피스 레이디가 맡는다. 절친한 직장 동료인 나오코(나가노 메이)와 란(히로세 아리스)은 중대 결투에 휘말린 뒤 각자의 역할을 각성한다. 자신을 주인공 친구쯤으로 여겨왔던 나오코가 자신 안의 슈퍼히어로를 발견하는 과정의 짜릿함이 <캡틴 마블>의 그것 못지않다. 반대로 스스로 주인공이라 믿어왔던 란이 자신이 조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과정은 씁쓸함을 안긴다. 그러나 그들 각자에게 걸맞은 해피 엔딩을 선사하면서 명랑한 리듬을 끝까지 가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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