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BIFAN #4호 [프리뷰] 라도 크바타냐 감독, '시리얼 킬러'
2022-07-10
글 : 임수연

<시리얼 킬러> The Execution

라도 크바타냐 | 러시아 | 2021년 | 130분 | 아드레날린 라이드

7.10 MB4 16:30 / 7.14 SO5 19:30

경찰서장 승진을 앞둔 다비도프는 축하 파티 자리에서 자신이 엉뚱한 사람을 연쇄살인마로 지목했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한다. 간신히 도망친 생존자의 진술 덕분에 범인을 자택에서 체포하지만 그의 죄를 구체적으로 입증할 방법이 없다. 자백을 받아내려는 형사와 이를 거부하는 연쇄살인마 사이의 심리전이 길어질수록 둘의 관계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시리얼 킬러>는 10여년에 걸친 살인 사건과 경찰 수사 과정을 시간순이 아닌 비선형적 내러티브로 제시한다. 진범의 정체를 일찌감치 드러낸 후 부정, 분노, 협상, 절망, 수용 등 각 챕터에 따라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플롯은 경찰의 오판이 어디서부터 잘못되기 시작한 것인지 미스터리의 퍼즐을 흥미롭게 조합해간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것은 냉전 시대 소련의 불안한 시대상과 선악의 경계가 무너지는 역설이다. 전문 프로파일링이 자리 잡기 이전 러시아 경찰 조직의 한계와 부패, 성과에 대한 압박과 자존심 때문에 점점 개인적 양심을 버리게 되는 다비도프의 심리 변화가 분절된 타임라인의 대비를 통해 극적으로 드러난다. 이사 다비도프를 연기한 니코 타바제를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가 고르게 준수하며, 몇몇 신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과 데이비드 핀처의 <조디악>에서 받은 영향이 감지된다. 1978년부터 1990년까지 54명의 여성과 어린이를 살해하고 ‘로스토프의 백정’이란 수식어로 불렸던, 러시아의 연쇄살인범 안드레이 치카틸로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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